거참, 발랄하오, 중국공원

탐나는 세계문화 1

by 김글리


여행하다보면, 업어오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문화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의 '공원문화'였다.


참, 발랄한 중국 공원

촥촥촥, 어디선가 채찍 소리가 무시무시하게 허공을 가르고,

누군가는 시퍼렇게날선 긴 칼을 들고 칼춤을 춘다.

흰옷을 입은 이들이 여남은 명 모여 진지하게 태극권을 수련하는데

그 반대편에서는 수십명이 모여 땀을 뻘뻘 흘리며 음악도 없이'차차차' 추느라 정신없고,

한켠에서는 아줌마들이단체로 모여 '요요'를 가지고 논다.

어디에선가 부채춤이 한바탕 펼쳐지고, 경극하는 아저씨가 신바람을 낸다.

중국에 가면 이 모든 장면을 모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커스도 아니요, 시장도 아니요,

바로, 공원.


SAM_0080.JPG 음악도 없는데, 차차차에 지루박까지 춤바람이 나셨다들!
SAM_0136.JPG 요요에 푹 빠진 중국 아주머니들


중국은 대륙의 규모답게 공원규모가 큰데, 그 안을 가득 메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남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걸 하는데, 내 옆에도 지금 ‘차차차’ 추느라 아저씨 아줌마들이 정신없다. 음악도 없이 아침부터 엄청 열심히스텝을 밟고 있다. 이런 사람들로 공원은 새벽이고 저녁이고 늘 활기가 넘친다.


민속의상을 입고 춤추는 할아버지& 할머니. 너무 신나하는 할머니의 표정에 빠져 나도 덩덜아 신났다! 얼씨구~


우린 '지금'이 중요하거덩!

중국인들에게 중요한 세 가지를 꼽으라면, 단연 돈, 건강, 음식이다.

종교가 없는 중국은 내세 개념이 없어서 현세를 아주 중시하고, 그래서 사고도 굉장히 현실적이다.


일단 돈, 중국은 예로부터 장사와 이문에 밝았다. 과거부터 손꼽히는 거부, 거상이 많았고, 그것이 하나의 문화로 전통처럼 내려온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신으로 승격한 것이 중국만의 일은 아니니, 별일은 아니다. 음식, 음식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랑은 솔직히 기대이상이었다. 이들에겐 우리처럼 '한 끼 때운다'는 개념이 통용되지 않는다. 한 끼라도 그냥 굶거나 넘기는 법이 없다. 점심시간도 2시간 정도로 아주 여유있게 즐긴다. 나는 중국을 다니며,먹는 행위가 이렇게 신성하다는 건 처음 느껴봤다. 다들 그러니 나도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고. 그러니 전세계 어딜가도 중국인들이 식당이며 슈퍼마켓 등 '먹거리'를 장악하고 있는 게 놀라운 일만은 아니지. 건강. 이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은 사실 우리도 어디에 뒤지진 않는다. 아침 저녁으로 운동하고 헬스장 가고, 보충제 먹고 영양제 먹고 ... 거기에 쏟아붓는 시간과 돈이 어마어마하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인데, 내가 느낀 건 중국인들은 좀더 발랄하게, 그리고 일상에서 '건강'을챙기는 것 같다. 그 대표적인게 내가 계속 말하고 있는 공원문화다.


언젠가는 탑골공원도

굳이 공원까지 안가도, 공터만 있어도 홀로 혹은 모여서 운동하는걸 쉽게 볼 수 있다. 제기도 차고, 배트민턴도 하는 건 기본. 사교댄스도 추고, 검술도 하고, 부채춤도 추고, 태극권도 하고, 노래도 하고, 심지어 바닥에 붓글씨도 쓰고, 카드놀이도 하고 정말 별의별 걸 다 한다. 그것도 대부분 나이 드신 분들인데 그렇게 발랄들 하시다.

나는 그 떠들썩하고 쾌활이 넘치는 풍경을 보며 정말 부러웠다. 동시에 종로 탑골공원에 계시는 어른들이 생각났다. 그냥 멍하니 의자에 앉아계시거나,주로 모여만 계시는 모습. 활기가 없는 모습에 공원 분위기도 우중충하고, 지나가면서 언제나 마음이 무거웠었다.


우리도 이렇게 좀 발랄 할 순 없나? 왜 우린 나이들면 우중충해져야 하나?

언젠가 탑골공원에서도 어르신들이 단체로 음악틀어놓고 사교댄스추고 부채춤 추고, 온갖 장기를 즐기시며,

그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는 모습을 상상해보며.


(*그런데 대체 이런 건 어떻게 업어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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