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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실이하늘 Mar 11. 2024

직장생활 속 감정이야기_불쾌감

직장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감정들을 다루는 우연한 계기

직장생활에서 불쾌감보다 유쾌함을 느끼는 최고의 방법은 충분한 교류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다.


불쾌감, 즉 ‘불쾌하다’는 사전적으로 ‘못마땅하여 기분이 좋지 아니하다’와 ‘몸이 찌뿌드드하고 좋지 않다’는 의미가 있다. 앞서 본 기쁨과 달리 불쾌라는 말은 어감도 그렇지만 활자 자체도 어딘가 부정적인 느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직장과 같이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살아가는 모든 공간에서는 떼어내어 생각할 수 없는 감정이 불쾌감이 아닐까 싶다. 마음 같아서는 단 한 번도 느끼지 않으면 좋으련만 불쾌감 역시도 주관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이기에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모름지기 불쾌감은 비록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일방의 언행에서 비롯된다. 마치 지금 보여지는 현상 하나만이 불쾌감의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이 역시도 막상 파고 들어가면 누군가의 언행이 까닭일 때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일방적으로 내뱉어지는 언행은 내가 통제할 수 없으니 불쾌감은 고스란히 내 몫이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우리가 사회적 관계 속에서 경험적으로 알고 있듯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특히 오랫동안 굳어진 고유한 문화와 습성의 차이가 대인관계에서 많은 갈등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일 때가 많다. 이렇듯 대인관계에서 맞닥뜨리는 불쾌감은 직장생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동료나 리더(상사)와의 갈등, 부서 간의 갈등, 특정한 사람의 성격과 태도, 그리고 여러 소통상에서도 불쾌감은 늘 도사리고 있다. 


어느 날 재무팀 이 대리는 제휴영업팀 박 과장과 제휴사와의 매출 정산 문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박 과장님, 과장님이 주신 매출자료와 제휴사에서 보내온 자료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아! 이 대리, 나도 알고 있어요. 그냥 제휴사에서 온 자료로 우리 자료를 맞춰주세요. 영업이 다 그런 거죠.”

“과장님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희 팀장님께도 보고해야 하고, 재무이사님께도 보고해야 하는데 마땅히 말씀드릴 근거가 없어서 말입니다.

“이 대리가 제휴영업을 잘 몰라서 그런가 본데, 원래 다른 회사들도 다 그렇게 해요. 장사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실제 거래를 기반으로 정확하게 기록해야 하는데, 금액 차이가 많이 나서 이대로는 집행하기 어렵겠습니다. 영업본부장님께라도 승인을 받아주십시오.”

“이 대리도 참 답답하네요. 사람이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서……. 지원부서에서 이렇게 영업에 대한 개념이 없으니 필드에서 영업이 잘 될까 모르겠네요.”

“정확하게 하자고 말씀드린 건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좀 심하신 것 같습니다.”


사업 분야가 다양한 회사는 조직도 그만큼 다양하다. 비슷한 일을 하는 것 같지만 각 부서들은 각각의 목표나 이해관계, 그리고 그들만의 문화로 얽힌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때 타 부서와의 협업이나 협의 과정에서 자신과 자신이 속한 부서의 입장만을 내세우다 결국 타 부서 직원에게 마치 ‘너희가 게 맛을 알아?’라는 식으로 무시하기 일쑤일 때가 있다. 공격(?)하는 사람이 상급자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당신이 재무팀 이 대리라면 어떤 감정이 들겠는가. 이러한 사례는 직급이 낮을수록, 최근 입사자일수록 많이 겪을 가능성이 높다. 반드시 대립관계나 경쟁관계가 아닌 지원관계에서도 늘 일어나는 일이다. 거래를 정확하게 기록하자는 이 대리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편 거래란 거래당사자가 엄존하는 경제활동이므로 제휴사와 협의하여 일정 수준으로 합의한 후 재무팀에 넘기면 될 사안일 수도 있다. 만약 박 과장이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팀장이나 임원에게 확인을 받은 후 그 사실을 이 대리에게 전달했다면 불쾌감을 제공할 이유도, 이 대리는 느낄 일도 없었을 것이다.


회사의 일부 영업활동에서는 누구도 거역하기 힘든 관례가 있을 수 있다. 암묵적으로 터 잡은 관례를 ‘상관례’라 부르며 당연시하는 문화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자 맡은 업무를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위 사례와 같이 책임자의 승인이 필요할 때가 있다. 박 과장이 영업본부장에게 보고하기가 싫었거나 불편했을지 몰라도 영업본부장의 승인을 첨부하여 전달했으면 발생하지 않을 소통이었고, 서로 불쾌감을 느낄 필요는 없었을 텐데 아쉽다.


직장생활에서의 불쾌감은 그 자체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 위 사례 외에도 업무 부담이나 마감기한에 대한 압박, 혹은 업무분장의 불균형, 그리고 특히 개인의 적성, 역량, 꿈과 연관 없는 부서나 업무를 부여 받게 되는 것도 스트레스 유발의 원인이 된다.


당신은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다양한 불쾌감들을 어떻게 다스리고 있는가. 우선 개인적인 감정을 내려놓고 차분하게 상대방과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직원들끼리 옥신각신하기보다는 권한을 가진 책임자로부터 지침을 받기를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위 ‘새우 싸움이 고래 싸움’이 되거나 박 과장이나 이 대리 둘 중 한 명이 핀잔을 듣고서 끝날 것이다.

회사는 궁극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으로서 일단 일이 진행되고 완료되어야 한다. 일에는 가이드라인과 절차가 있기 마련이다. 서로가 철저하게 이를 준수하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비즈니스는 크고 작은 이슈들을 조율하고, 때로는 타협하는 과정들로 가득하다. 같은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타 부서의 업무나 상황 등을 평소 조금씩 공유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경직되지 않은 조직문화와 업무처리방식을 구축하고 있다면 불쾌감을 느낄 요소들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을지 않을까 싶다.


불쾌감과 같이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불가피하게 겪게 되었더라도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다. 알고 보면 서로에 대해 몰라서 발생한 경우가 태반이다. 물론 성품이 모난 사람은 도리가 없지만 간결하게 책임자의 승인만 받아오라는 정도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무상 다툼이 생기면 일단 상대방의 책임(권한) 범위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툼의 원인이 되는 사안이 상대방이 가진 그것보다 더 상위의 것이라면 승인을 얻어 달라고 하면 대체로 짧게 정리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렇더라도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충분한 교류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다.


여러분은 오늘 직장생활 중 불쾌감을 느낀 일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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