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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게 Feb 17. 2024

20세기 찐 아날로그 감성 레코드샵, <서울레코드>

7080 대학가요제 감성 좋아해?


레코드판 쇼핑도 하고, 옛날 빈티지 소품 구경도 할 수 있는 곳.
7080으로 회귀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종로 밤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맞은편에 발견한 빨간 간판. 

정직하게 궁서체로 적힌 간판의 글씨 조차 너무 마음에 들었다. 빛이 바랠만큼 오랜시간 지켜왔을 그 자리.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바로 횡단보도를 건너 달려가보았다.

활짝 열린 문 밖으로 옛날 노래가 아주 크게 울려퍼졌다. 

요즘 카페나 거리에서는 듣기 힘든 누가 들어도 7080인 발라드가 청각 마케팅(?)을 제대로 해주었다. 

나 처럼 옛날 아날로그 감성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그냥 지나치기 힘들었을 것이다.



들어가자마자 보였던 건, 옛날 브라운관 티비. 이 티비는 내 어릴적에도 없었던 티비이다 ..

아마도 비디오 테이프를 넣어 틀 수 있는 티비 같은데, 지지직 거리며 나오는 영화장면 까지 완전 아날로그 그 자체 ..



레코트판, CD가 가장 많았는데 코너별로 나누어져 있었고 비닐까지 그대로 있는 새 제품들도 많이 보였다. 

나는 보통 진짜 옛날 LP들을 주로 수집하기 때문에 새 레코드판을 구매해본적은 거의 없지만 ..

비교적 최근으로 보이는 OST 앨범들도 많이 보여서 신기했다.



공간 한 가운데에는 빨간 공중전화부스를 닮은 청음부스가 있었다.

이런 좁은 청음부스를 볼 때만 어김없이 영화 '비포 선라이즈'가 생각난다.



안에는 조그만 화면이 있었고 거기 계속 틀어져있는 뮤직비디오를 헤드셋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안에서 듣는 것도 좋지만, 바깥에서 스티커로 데코레이션이 된 청음부스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보라색 헤드셋도 있었으나, 이건 아무리 조작해보아도 음악이 나오지 않아서 보니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았고 그냥 사진 찍는 용인 것 같다. 부스 안에 있는 사진들과 CD 앨범들을 구경할 수 있다.



LP는 구획을 나뉘어 디피되어 있었기 때문에 원하는 장르를 찾기가 쉬웠다. 

이렇게 세심하게 A to Z, 또는 가수별, 장르별, 연도별로 큐레이션 된 레코드샵이 많지는 않아서 (물론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레코드판에서 발굴하는 재미도 있지만) 신선했고 전문적인 느낌이 많이 났다.



공간 기획을 보자면 서점이나 문구점 느낌도 나고 종류가 워낙 많아서인지 효율적으로 잘 배치해두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공간 크기에 비해 물건이 정말 많았지만 동선도 이동하면서 구경하기 편하게 만들어놓으신 것 같다.



영화음악 - J-POP - ROCK - POP - OLD POP 

이런 구성으로 구획이 나누어져 있어서 구매하러 온 분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편리할 것 같다.



물건의 양이 방대해서 인지, 처음보는 희귀한 엘피판들도 많이 보였다. 

책장 곳곳에 붙어있는 서울레코드 스티커도 너무 귀엽고 눈에 확 들어온다. 

이 스티커는 엘피판을 구매한 분들에 한해 무료로 나눠주신다. 



CD로 빼곡하게 채워진 책장 옆에는 눈이 피로하지 않게 쉬어라가는 의미의 적절한 소품들도 배치되어 있다. 야마하나 영창 과 같은 브랜드 로고가 없는 그냥 원목의 피아노가 있었는데 부피도 작고 왠지 깜찍해보이는.. 빈티지 인테리어용으로도 아주 딱일 것 같은 피아노가 아주 탐났다.



유명한 우리나라 가수들의 엘피판의 가격대는 평균적으로 3-4만원대였고, 진짜 유명한 음반의 경우 5만원 이상 고가의 가격대이다. 물론 유명하지도 않고 사용감이 꽤 있는 중고LP의 경우 5천원~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다. 우연히 이 코너에서 아는 앨범 또는 내 취향의 음반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완전 행운이다. 나는 그렇게 득템할 때면 기분이 정말 좋다... 왠지 이 LP가 내 운명인 것 같고 .. 



서울레코드는 특히나 공간 분리, 인테리어가 기억에 많이 남았다. 아마 사장님이 어마어마한 빈티지 수집가에 맥시멀리스트 일 것 같다. 미니 브라운관과 스피커, 비디오 플레이어들이 많았고 요즘 TV도 있었는데 디자인만큼은 브라운관 느낌을 고집하셨다..ㅋㅋ 확실히 요즘은 아날로그 감성이 유행이긴 한가보다!



천장에 달린 미러볼, 조명 그리고 레코드판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보면 왠지 조명 처럼도 보이고 .. 이런 소소하지만 센스있는 가성비(?) 인테리어 아주 마음에 든다. 벽에는 포스터들이 많이 붙여져 있었는데, 확실히 레코드샵에 포스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데코레이션이다.



완전 신기한 장난감을 발견했는데, 필름들이 여러개 박혀있는 작은 종이(?)를 넣고 딸깍 딸깍 돌려가면서 영화 장면들을 볼 수 있는 ..! 이 신기한 것의 이름은 아직도 모르겠다ㅠ 혹시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



이것도 티비의 일종이려나.. 정말 티비라면 브라운관 나오기도 이전에 나온 티비가 아니었을까. 굉장히 비효율적인 ..그러니까 아날로그의 끝판왕 화면이다. 이것의 이름도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옛날 할머니 집에서 볼법한 진짜 오래된 선풍기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바람이 세서 놀랐다. 요즘 써큘레이터는 소리만 시끄럽고 시원한지 잘 모르겠는데, 그래서 선풍기를 다시 찾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이 옛날 선풍기는 진심으로 탐났다. 



종로구에 위치하여, 청계천 걷다가 한번쯤 구경하기 좋은 레코드샵 겸 빈티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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