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가 다시 생각난다.
바로 먹으면 마시멜로를 한 개, 15분을 기다리면 두 개를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 그런데 15분을 기다린 아이가 되려 한 개도 먹지 못하게 되었을 때 아이는 그다음부터 마시멜로를 닥치는 대로 먹어버릴 것이라는 이야기.
학창 시절의 나를 떠올려보면 그때는 보고 싶은 드라마를 참고, 스마트폰을 2G 폰으로 바꾸고, 남들이 쉴 때 놀고 싶은 유혹을 참고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하면 나중에는 무언가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당장의 쾌락을 좇는 친구들에게 혀를 끌끌 차며 나에겐 대단한 보상이 약속이라도 되어있는 양 굴었다.
그러다 어른이 된 대학생 때는 이젠 누구도 나에게 상장을 주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인사를 잘하고 다닌다고 해서 착한 어린이 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 용돈을 스스로 번다고 해서 근면상을 받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는다고 해서 독서왕 상장을 주지도 않는다. 그저 내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것뿐이다.
지금의 청춘은 더 혼란스럽고 복잡하다. 차라리 꼰대 같은 옛날이었다면, 정답이 정해져 있었다면 자기 위안이라도 하며 살 텐데. 좋은 대학에 가면 뭐라도 있는 것처럼 굴더니 이제와선 대학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하고, 꿈을 좇으라고 말하더니 현실은 그 어떤 직업도 존경받지 못하고 이리저리 서로 할퀴기에 바쁘다.
나는 무엇도 되어있지 않다. 참고 참으면 빛나는 미래가 펼쳐져있을 줄 알았는데 그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을 즐기려고 한다. 마시멜로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아이처럼, 나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겠다. 더 이상 27살에 합격할지 28살, 29살에 합격할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이 공부를 행복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무슨 고시생이 단풍놀이를 가고 바다에 가고 벚꽃을 보러 다니느냐 할 수도 있지만 내 인생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오래 걸리더라도, 그냥 지금을 즐기면서 하라고. 어쩌면 그 끝에 있는 건 그리 대단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