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앞에서 살아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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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 백사장 안으로 가볍게 일렁이는 파도, 주말 오전에 만나는 바다는 평온하다. 다른 날보다 더 맑다고 해야 할까. 마치 밤새 쌓인 눈에 첫 발자국을 낼 때처럼, 동네 목욕탕의 새벽 손님처럼. 모두가 느긋해지는 일요일 여름 이야기.
사람이 많지 않은 해안가를 걷는다. 산책 나온 강아지는 신나 뛰고, 가벼운 차림의 커플은 원반 던지기를 하며 아침을 맞이한다. 그사이 부지런히 노란 파라솔과 의자를 챙겨 나온 동네 아저씨는 커피 내릴 준비를 시작한다.
여름 바다
부서지는 파도
빛나는 노을
아침에 일어나 씻지도 않은 채
밖으로 나가면
바다가 펼쳐지는 곳에서 살고 싶었다.
뜨거운 모래를 밟으며
차가운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그대로 수영을 하거나
책을 읽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쨍쨍한 여름의 햇빛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바싹 마른 모래알
인적이 드문 주말 아침
일요일
그토록 바랬던
제주 바다를 가진 아침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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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한 숲> ‘일요일 여름 이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