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빵 그것이 문제인가요?
밥이 없으면 빵을 먹으면 되니까
나는 빵을 좋아한다. 소문난 빵집을 찾아다닐 정도는 아니지만, 입에 신물이 날 정도로 빵을 먹을 수 있다. 신물이 뭔지 모른다면 당신은 그만큼 빵을 먹어보지 않아 그런 것이다.
밥은 빵으로 대신 할 수 없지만, 빵은 밥으로 대신 할 수 있다. 사워도우, 식빵, 샌드위치, 치아바타 등등 달지 않고 덤덤한 빵, 은은하게 제 존재감을 내는 식사 빵은 밥을 대신 할 수 있지만, 밥은 그럴 수 없으니까. 적어도 내겐 그렇다.
빵순이 앞에서 모든 빵은 평등하여, 한 덩이에 육천 원짜리 빵이 주는 행복과 천 원짜리 빵이 주는 행복은 다르지 않다. 대형 마트에서 대량으로 판매하는 달콤한 빵도, 오래된 제과점의 예상 가능한 맛의 빵도, 체인점의 일정한 맛의 빵도, 백반 가격쯤 되는 비싸고 딱딱한 빵도. 출신과 상관없이, 가격과 상관없이 빵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빵의 종류는 고를 수 있다. 평생 한가지 빵을 먹을 수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식빵을 선택할 것이다. 이왕이면 갓 구워 뜨거운 김이 빠지지 않아 통으로 가져와야 하는 그 식빵 말이다. 커팅 요청도 할 수 없는 갓 만든 식빵은 빵집 문이 열리고 두어 시간 뒤에 가야 만날 수 있다. 11시쯤 도착하면 봉지에도 넣지 못한 채 진열대에 올려져 식혀지고 있는 식빵이 보일 것이다. 아직 식지 않아서 잘라드릴 수 없어요 나 눅눅해질 수 있어 포장지를 열어 드려야 해요 하는 걱정스러운 충고를 들을 것이다. 단호하게 괜찮다고 말하고 조심스럽게 받아오자. 커피가 준비되어있으면 더 좋겠다. 그리고 행복하게 통으로 식빵을 뜯어 먹어보자. 한 글자 한 글자 적을 때마다 식빵과 함께했던 지난날들 ( 아주 가까운 과거들이) 떠오른다. 잼도 없이 이런식으로 통 식빵을 자주 먹었다.
건강과 뱃살을 위해 빵에 대한 사랑을 조금 덜고 있다. 확실히 빵을 많이 먹으면 배가 더부룩하다. 사실 빵의 탓보다는 그 양이 더 문제겠지만, 아무튼 이전보단 빵을 먹는 횟수가 줄었다. 얼마 전엔 노티들의 도넛을 먹었고 열흘 전 다녀온 제주 여행에선 유명한 마늘 빵을 먹었지만, 검색창 기록에 ~빵집 맛집이 남아있지만… …
어려운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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