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요, 종종
여행기라기에는 좀 거창할, 소소한 기록을 남기기로 결정하고 어떤 여행지를 가장 먼저 올려야 할까 하는 생각을 오래도록 해봤습니다. 아마도 이 시리즈를 쓰기로 결정한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되어준 정말 제가 생각해도 어마무시했던 남프랑스 여행기를 먼저 쓸까 아니면 여름을 보내는 마음으로 사르데냐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까 한참을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시작은 시칠리아가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마음을 정했습니다 ; 혹시 먼저 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두 번째 여행이야기로 들고 와보겠습니다 :)
가득 채운 4박 5일의 시간과 5개의 도시, 다녀오고 난 다음에 아픈 바람에 여전히 바쁜 여행을 할 때는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게 만든 계기가 되어둔 여행에 대한 이야기 같이 걸어주세요 :)
시칠리아 여행에 대한 꿈은 늘 있어왔어요. 워낙 좋다던 사람도 많았고 무척 매력적인 곳이라는 생각은 충분히 하고 있었는데 늘 망설이던 이유가 차로 여행을 한다는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누군가 같이 가줄 사람을 기다리다가 갑자기 4박 5일의 시간이 생겨나면서 '아, 이제는 정말 시칠리아를 가야만 한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티켓을 알아보기 시작을 했습니다. 들어가는 공항은 카타니아, 나오는 공항은 트라파니 공항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을 해야만 하는, 오로지 저렴한 비행기 표를 찾다 보니 나온 결과물이랄까요. 여행을 준비하다 보니 왜 이리 보고 싶은 도시들은 점점 늘어나는지, 일정에 대해 한참을 고민하다가 수영을 할 수 없는 3월 말, 제법 쌀랑한 시기였기에 바쁘게 다녀보자는 마음으로 여행을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짐도 계획도 모두 소박한 일정이었답니다. 기내 캐리어 하나와 백팩 하나를 매고, 명확한 계획도 제대로 없이 꼭 하고 싶은 것들만 간단하게 추린 계획표를 들고 출발을 합니다. 가기 전에 해둔 일이라고는 대략적으로 도시 이동을 할 때 어떤 방법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지를 챗GPT를 통해서 확인을 했어요. 압도적으로 버스 노선이 많이 나오고 기차는 노선이 거의 없었답니다. 물론 마냥 믿을 수는 없으니 그 전날이면 밤에 숙소에 앉아서 버스 회사 사이트에 들어가 보는 등의 방식으로 시간표를 교차로 확인을 하고는 했어요. 워낙에 즉흥적인 사람인데 이상하게 여행에 관해서는 묘하게 계획적인 모습을 보이고는 합니다. 물론 계획이라고 해봤자 메모장에 대충 몇 시 차를 탈지에 대해 써두는 것뿐이지만요. 오래도록 버스를 타야 하고 그렇다는 것은 지연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뜻이기에 뜨개거리 하나를 손에 들고서 씩씩하게 여행을 출발해 봅니다.
Day 1 카타니아 공항 - 카타니아 - 타오르미나 - 카타니아 - 시라쿠사 - 카타니아
Day 2 카타니아 - 팔레르모
Day 3 팔레르모 - 아그리젠토
Day 4 아그리젠토 - 팔레르모
Day 5 팔레르모 - 트라파니 공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