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나무의 만남, ‘K-스테이블코인 제국’의 서막

by TJ

국내 금융 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다. 간편결제 1위 네이버파이낸셜과 가상자산거래소 1위 두나무가 손을 잡으며 ‘K-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질서 구축에 나선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 협력을 넘어, 블록체인·핀테크·결제 시장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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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중에서도 변동성이 가장 낮아, 글로벌 결제·송금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달러에 연동된 테더(USDT)와 USDC는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이미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한국은 이 분야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지만, 네이버와 두나무의 협력은 바로 이 ‘빈틈’을 공략한다.


네이버는 연간 80조 원 규모의 간편결제 거래액을, 두나무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 점유율 7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두 플랫폼의 결합은 단순히 코인 발행에 그치지 않고, 송금·결제·유통을 아우르는 금융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만약 이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은 블록체인 기반 ‘생활형 금융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첫 사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장벽도 만만치 않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기술보다 규제의 영역에 가깝다. 미국은 자국 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달러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고, 유럽연합(EU)은 이미 ‘미카(MiCA)’ 법제를 통해 시장 질서를 정비했다. 반면 한국은 아직 가상자산 기본법조차 입법 단계에 머물러 있어, 규제 공백 속에서 민간 주도의 시도가 좌초될 위험이 있다.


투자자 시각에서 보자면, 이 협력은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한다. 네이버·두나무라는 확실한 시장 지배력이 결합하는 만큼, 초기 신뢰 확보가 용이하다. 특히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전자상거래와 연동될 경우, 실사용처가 분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단순 투기적 자산이 아닌 ‘실물 금융 인프라’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제도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상 달러에 비해 신뢰도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만약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면, 내수 시장에만 갇히는 ‘반쪽 혁신’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력은 분명 한국 금융 시장에 새로운 희망을 던진다. 중국이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앞세워 글로벌 핀테크 영향력을 넓혔듯, 한국 역시 ‘K-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금융 주권을 확장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정부다. 제도적 기반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네이버·두나무의 도전은 한국이 금융혁신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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