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영국시간 밤 9시. 아직도 회사 메일에 회신하고 있다.
뭔가 캐주얼할 것 같고, 모두 개방적일 것 같고, 워라벨이 당연할 것 같고, 효율적으로 일할 것 같고... 내가 영국에서 일하기 전 가지고 있던 이상적인 근무환경에 대한 환상이었다.
현실은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 이런 회사도 있으면 저런 회사도 있다. 어떤 회사 문화인지에 따라 다르고 직속 상사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다르고 업무 특성에 따라 다르다.
경험해 본 바, 한국과 비교해 비교적 워라벨이 지켜지는 건 맞다. 그래도 우리가 상상하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바쁠 때는 잠들기 전까지 업무 처리할 때도 있다. 특히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지금은 일과 업무 시간이 잘 구분되지 않아서 계속 노트북을 붙들고 있다. 밤 11시 넘어서도 메일을 보내는 동료도 있다. 중국계 회사라서 그런가 라고도 생각해봤지만 그 메일에 회신하는 영국 로컬 회사 직원이 있는 걸로 봐서 비단 우리 회사만 이러는 건 아니다. 남편은 주말에도 일한다. 그렇다고 남편이 일중독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 나에게 영국에서 일할래? 한국에서 일할래?라고 물어봄다면 난 그래도 영국을 택할 거다. 왜냐면... 꼰대 문화가 없고 회식문화가 없어서 'Leave me alone' 주의인 나와 매우 잘 맞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개인의 경험이고 개인의 경험은 제각각이니 어느 정도 참고만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