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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즈케이크 Jan 24. 2021

영국에서는 어떻게 고양이를 입양하나요?

한국 vs 영국

주말에 동물농장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영국은 반려동물이 살기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체계화되어 있다고 느꼈다.


1. 길고양이가 뭔가요? 

영국에서는 길에서 보이는 고양이들 95%는 주인 있는 산책 냥이다. 영국 집 현관문에는 작은 고양이 문이 있어서 집에서 사는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 있다. 정말 간혹 고양이들의 털이 눈에 띄게 관리가 되지 않았던가, 상처를 입은 경우는 길고양이일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고양이를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면 대부분은 칩 등록이 되어있어 주인이 있는지 아니면 정말 길고양이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2. 유기동물 센터

우리 집 반려묘 Iona 입양을 위해 유기묘 센터에 방문했는데 관리가 정말 잘 되어있다. 깨끗하고 고양이 한 마리당 충분한 공간을 배정받는다. 영국은 유기묘 센터 운영을 위해 일반인들에게 기부를 받기도 하고, 자체 기부 샵을 운영해 거기서 나온 수익금을 센터 운영에 보탠다. 또한, 자주 사람들이 고양이 사료나 장난감 등을 센터에 직접 전달하기도 한다. 


영국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식은 반려동물 입양 시 90%는 유기동물 센터를 찾는 것이다. 한국의 펫 샵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고, 그런 곳에서 반려동물을 '구매' 혹은 '판매'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그래서인지 나도 반려묘 입양을 위해 주변 유기묘 센터에 연락을 했는데, 경쟁력이 엄청나 매번 입양 신청에 실패했다. 


센터에서 입양 시 입양 조건도 매우 까다롭다. 자가 유무, 집사가 하루에 집에 몇 시간 정도 있는지, 이미 다른 반려동물이 있는지, 아파트인지 주택인지, 정원이 고양이에게 안전하게 되어있는지, 자녀 유무 등등 모든 조건이 맞아야 연락이 온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연락이 온 다음 센터에 방문해 내가 원하는 반려동물과 직접 만남을 가져 반려동물이 나를 좋아하는지도 봐야 한다. 한국과는 정반대인 개념인 것이다. 주인이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이 선택을 당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 과정이 순조롭게 끝났다면 센터에 소정의 기부금을 (고양이의 경우 대개 £100 내외이고 이 기부금은 고양이 중성화, 예방접종, 칩 등록, 입양 전 건강체크 등의 비용이다.) 내고 드디어 반려묘를 집에 데려올 수 있다. 집에 데려올 때도 조건이 있다... 반드시 이동장을 가져올 것이며 자차로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센터에서 너무 먼 곳은 입양을 보낼 수 없다. 


3. 동물병원, 반려동물 보험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아 한국과 가격비교는 할 수 없지만 영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말을 빌리면 영국 동물병원이 한국보다 훨씬 비싸다고 한다. Iona를 입양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설사가 심해 병원에 데려간 적이 있었는데 기본 피검사와 변검사를 하는데 한국돈 30만 원 정도 썼다. 


비싼 병원비 때문에 영국 사람들은 반려동물 보험을 꼭 들어놓는다. 우리도 Iona 보험이 있는데 병원비가 30만 원 이상일 경우 보험회사에서 초과한 부분을 보상해준다.


영국은 반려동물 천국이나 주인에게 그만큼의 책임감도 따른다. 까다로운 입양 절차와 비싼 병원비 때문에 입양을 신중하게 사람들이 많고, 한번 입양하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어있다. 나 또한 남편과 많은 상의 및 고민 끝에 입양을 결정했고 지금은 Iona 없으면 우리 삶이 너무 지루했을 거라고 Iona의 존재에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매주 영국에서 한국 TV 프로그램 동물농장을 보고 있는데 특히 유기동물 센터 실태에 대한 내용이 나오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한국도 빠른 시일 내에 반려동물에 대한 복지와 인식이 개선되길 바랄 뿐이다.

14살 노묘 I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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