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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 Oct 13. 2019

매력적인 도시 피렌체

25 DAYS

피렌체에서 한눈에 보이는 두오모, 그곳이 가장 가고 싶었다.


여행 가기 전 가장 많이 조사한 곳이라서 습득한 지식을 눈으로 접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한 달 전 조 모임에서 두오모 통합 권을 이야기하고 약 20유로 정도를 지불하고 예약했었다. 모바일보다는 종이를 출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후기가 많아 두오모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고 종이까지 출력해 준비해 갔다. 통합 권에는 두오모 대성당/큐폴라/산 조반니 세례당/조토의 종탑/산타 레파라타 지하 예배당/오페라 두오모 박물관이 포함된다. 하루 안에 다 돌기가 어려운 코스로 48시간 이내로 사용하면 된다고 하는데 우리는 딱 하루만 피렌체에 있는지라 바쁘게 돌아다녔다. 날이 더워 두오모 대성당에 들어가서 열을 식히려고 했으나 유일하게 무료인 곳이라 줄이 길었다.


고민을 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산 조반니 세례 당에 들어갔다. 주의할 점은 짧은 반바지는 들어갈 수 없어서 반드시 긴바지를 입어야 한다. 우리 조원 중 3명은 반바지를 입어 근처 가게에서 스카프를 사서 들어왔다. 산 조반니 세례당은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건축이고 4세기경에 건조되었던 소성당이 재건된 것이라고 한다. 내부의 천장은 금박으로 칠해져 있는데 그것이 신기해서 유심히 보고 있으니 옆에 서양화를 전공한 친구가 저렇게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대화를 하기 시작했는데 옛날 사람들의 작품은 감탄을 자아낸다고 한다. 아이디어는 현대미술보다는 르네상스와 같은 화려하게 예술을 꽃피운 작품을 보는 것이 영감을 준다고 하는데 그 말에 적극 동의할 수 있었다. 그들의 재능이 놀라울 뿐이다. 근거를 따지며 세상의 이치를 파악하는 지금보다는 무모하지만 도전하는 정신 그리고 그 정신에서 탄생한 작품이 지금까지 회자되는 것을 보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 싶다. 이 세례 당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밖에 나와야 볼 수 있다. 바로 천국의 문이다.



두오모 대성당의 돔을 건축한 브루넬레스키의 라이벌 기베르티가 제작한 문이다. 구약성서의 내용을 다룬 것이라고 하는데 그 정교함에 실로 놀라웠다. 부조와 같이 금 안에 사람을 가둔 것이 아니라 형상이 밖으로 나오게 제작을 하였는데 사람의 표정과 상황을 급박하게 살린 것이 대단하였다. 과연 미켈란젤로가 극찬한 이유가 있다. 유럽을 다니면서 그림과 조각의 대단함은 눈으로 보아 익히 알고 있었지만 금으로써 이렇게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는걸 피렌체에 와서 깨달을 수 있었다. 가장 기대한 도시답다.


다음으로는 조토의 종탑을 갔다. 피렌체 출신 화가 조토와 그의 제자 피사노, 탈렌티가 함께 작업한 종탑이다. 장미색, 흰색, 녹색의 3색 대리석을 이용하여 건축해서 외관은 말할 것도 없이 예쁘다. 계단은 큐폴라보다 적지만 414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높이 84m이다. 조토의 종탑 또한 만만치 않기에 힘든 친구들도 있을 것 같아 대충 외관만 구경하고 나오자고 했는데 막상 들어가니 올라가 보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몇몇을 제외하고 종탑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긴치마를 입었기에 치맛자락을 부여잡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올라가는 동안 층마다 쉬는 공간이 있어 쉬엄쉬엄 올라갈 수 있었다. 오히려 올라가는 것이 더 좋았던 게 바람이 잘 불고 전망 또한 아름다우니 힘든 것도 잊어버렸다. 꼭대기에 도달하면 두오모의 모습과 우리가 조금 있다 올라갈 큐폴라가 보인다. 아쉽게도 철장이 있어 탁 트인 전망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 정도로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아이스커피를 마시러 서둘러서 내려왔고 바로 앞 카페에 들어가 30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큐폴라로 갔다. 큐폴라는 시간당 인원 제한이 있어 미리 시간 예약을 해야 한다. 예매할 당시 오후 3시에 예약을 해놨다. 시간 맞춰 큐폴라에 도착하니 끝없는 계단이 이어졌다. 유쾌한 친구들과 함께 갔기에 올라가는 내내 즐거웠다. 어떤 친구는 비슷한 계단이 끝도 없이 이어지니 “초콜릿 무스가 너무 많네.”라고 이야기하며 힘든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나갔다. 463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조금 더 체력을 요하지만 그동안 여행을 다니며 길러왔던 체력으로 인해 그리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었다.


두오모는 원형 돔이라는 의미로 세 번째로 가장 큰 성당이고 맨 위에 작은 뾰족 탑을 큐폴라라고 하는데 우리가 그곳에 도착한 것이다. 원래는 지붕 짓기가 어려워서 지붕 없이 내버려 두었는데 설계 오디션을 통해 브루넬레스키의 아이디어를 채택하여 건축하였다. 지붕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안 지붕과 바깥 지붕 구조로 하여 가운데를 비웠으며 가설물을 만들어 헤링본 구조로 맛 붙는 힘을 받아서 튼튼하게 지었다고 한다. 구조물을 올라가면서 자세히 볼 수 있어 좋았고 올라가서는 피렌체의 전경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그렇게 몇십 분을 조웓들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고 잠시 생각에 잠겨 전망을 바리 보기도 하며 위에서의 시간을 만끽하고 내려왔다.


내려와서는 이태리 피렌체에서 탄생한 젤라토를 먹으러 갔다. 가게마다 시그니처 맛이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매번 초콜릿 맛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주문했었다. 이번에는 티라미수 맛을 주문했는데 좋아하는 맛은 아니었다. 다른 친구들은 맛있다고 했으나 필자의 평점은 별 세 개정도이다. 이제까지 먹은 젤리또 중에 파리에서 먹은 것이 가장 맛있었다는 건 비밀이다.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후 지하 예배당을 가려했으나 마감시간이 이르다는 사실을 놓쳐 아쉽게 들어갈 수 없었다. 피렌체 통합 권을 구매했다면 지하 예배당 시간을 체크하고 시간 내에 다 돌기를 바란다. 아쉬운 마음으로 오페라 두오모 박물관으로 갔다. 그래도 하나 빼고는 다 돌았다는 사실을 위안 삼으며 박물관에 들어섰다. 박물관에는 진품을 갔다 놓고 실제 위치한 곳에는 모조품으로 전시해놔서 이곳에 오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천국의 문 때문이다. 거기 앞에 서서 한참을 보았다. 1층에 전시되어있는데 2층에 가려다가 다시 발길을 돌려 다시 한번 구경하였다. 그림으로도 표현하기 힘든 것을 금으로 원근법을 표현하고 옷의 주름과 사람들의 표정을 상세히 조각하였다. 위에서 언급했듯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하여 인물의 심리상태를 어림잡아 추측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2층에 올라가서는 조각상을 볼 수 있었는데 유심히 보다 보니 힘줄을 표현한 작품이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이 있어 작가를 보았다. 한분은 난나 디 바르톨로였고 다른 한 분은 니노 피사노였다. 개인적으로 난나 디 바르톨로의 조각상이 마음에 들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부식된 조각상들이 많아 이것이 완전하게 보존되었다면 더 정교한 작품을 마주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작품 또한 오랜 공을 들여 복원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작품을 조금 더 알고 싶어 하는 관람객으로써 이런 마음이 들었다. 하루의 여정은 끝이 나고 알차게 돌아다녀 뿌듯했다. 가장 기대한 도시답게 많은 추억을 선물해주었다. 거장들의 작품을 보면서 느낀 것은 무모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것을 시작하기에 앞서 여러 번 생각하고 두려워하지만 이들의 작품을 보면 몇십 년의 시간 동안 공을 들이고 고뇌하여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뒤 생각하면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면 아마 대부분의 작품은 미완성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이들처럼 무모한 도전을 살면서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다.     




20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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