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Book Review

by 망고


우리는 가면을 쓰고 내가 아닌 가짜 나로 사람을 대하고 의식한다.

이 책은 우리와 비슷한 ‘요조’의 삶을 통해 다시 한번 바라보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이 책은 바로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의 책이다. 1년 동안 아니, 지금도 나는 인간실격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자이 오사무의 고뇌가 담긴 필체와 내용으로 인해 나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보면 훌륭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그렇기에 흔히들 말하는 ‘현타’가 찾아오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왜 살아야 하지? 그에 대한 해답은 책 속에 없다. 그러나 해답을 찾기 위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삶의 의미는 개개인마다 다르지만 이 책을 통해 한층 더 가까운 답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행위를 돕고자 인간실격의 내용을 다뤄본다. 이 책의 등장인물 ‘요조’는 우리와 비슷하지만 한 가지 다른 것을 꼽자면 나약하다는 것이다. 그 나약이 타인에게는 ‘착함’이라고 비추어진다. 요조는 저항하지 않고 사람들의 말과 손길에 의해서만 살다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이다. 마약, 바람, 자살, 술독, 정신병원 이 모든 것을 행했던 사람, 그렇지만 나는 충분히 요조의 인생을 공감하고 위로한다. 요조가 말한 몇 가지 구절과 내가 느낀 감정을 같이 적어본다.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도저히 그들을 떨쳐 낼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감정, 나와 너무 비슷하다.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면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이가 무서워서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말을 걸면 일단은 친절하게 대답한다. 왜 사람들을 두려워하게 됐을까? 하는 생각을 물고 늘어지면 결국 답은 하나다. ‘사랑받기 위해서’이다.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 사람들이 원하는 행동을 하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말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착하다’라는 말을 많이 듣고, 그래서 받는 호의도 컸다. 그러나 난 ‘착하다’라는 말을 정말 지독히도 싫어한다. 착해서 누군가의 노예가 되었고, 내가 아끼는 물건을 주었고, 범죄를 저지른 자를 앞에 두고 감내했다. 나에게 이 단어는 지독히도 나를 잃게 만든 단어였고, 주홍글씨 같은 단어였다.

이제 저는 죄인은 고사하고 아예 미치광이가 되었습니다. 아니요. 결단코 저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단 한순간도 미친 적 없습니다. 하지만 아아, 미치광이들은 보통 그렇게들 말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 이 병원에 수용된 자들은 미치광이이고 수용되지 않은 자들은 정상인이라는 겁니다. 신께 묻습니다. 무저항은 죄가 되나요?

인간의 본성에 분노와 시기와 질투가 있다는 것은 아마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무조건적인 선만을 담지 않은 게 아닐까 한다. 한편으로는 무조건 적인 선만을 담은 요조의 끝이 나에게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였다. 이렇게 생각하는 나도 정상인이 아닌가?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을 지극히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우리도 살면서 개인의 결핍이 분명 있을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정상인이라도 정신병원에 들어가면 병자로 되어서 나올 것만 같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정신병자의 기준과 정상인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악’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우리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당연하게 살아왔던 일상과 행동을 도마 위에 올려볼 수 있었다.


이렇게 두 가지 구절을 적은 이유는 나와 나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든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 요조의 인생은 보잘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요조의 내면을 보면 존경 그 이상의 감정이 우러나온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바라보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에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다자이 오사무는 자살을 선택했고, 이 책의 등장인물인 요조는 자살을 여러 번 시도했다. 그런 인물들의 내면이 깊은 것은 아마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요조가 말한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도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왜 살아야 하는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과감히 말하고 싶다. 내가 찾은 답은 ‘나를 공부하는 것’이다. 이 말은 즉 내가 이 세상에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가족을 위해 살아가기도 했고,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살기도 했다. 지금은 희망, 그것을 보며 살아간다. 희망이 있다는 것만으로 삶의 의욕을 만들어준다. 그 희망은 각자마다 다르고 나 또한 매번 바뀌고 있다. 바뀌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게 나의 마음이다. 선택이 아닌 시간에 의한 죽음을 맞이하며 눈을 감고 싶다. 이 마음에 공감하고,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인간실격’을 조심스레 추천해본다.


나를 알고 공부할 수 있는 그 시간을 선물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