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스토리텔링 노동법 및 인사노무관리
영기는 그 흔하다는 취업준비생이다. 현재, 28살이고, 지방 사립대 심리학과 졸업,
학점 3.81, 토익 800점, 육군병장제대, 여기까지가 영기의 스펙 전부다.
내세울 만한 것 하나 없는 스펙에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의 대기업에 취업하겠다는 오직 단 한가지 일념하에 상경했지만, 9개월 동안 한 일이라고는 알바 3개와 토익점수 20점 올린 것이 전부이다.
그렇다고 집안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여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시는 아버지와 식당에서 일하시는 어머니가 근근히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영기는 이런 스펙에 흑수저인 자신이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어학원 건물 1층의 새로 오픈한 카페에 내려갔다.
영기는 어제 1층의 카페가 신규 오픈 기념으로 매일 아침 선착순 20명에게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선물하는 이벤트를 오늘 한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했다.
그리고 오늘 문을 열자마자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무료 커피를 받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이미 문 앞에 족히 20명은 되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하는 수 없이 영기는 뒤에 줄을 서있었지만, 정확히 영기의 앞의 앞 사람에서 커피선물 증정이 끝나버린 것이다. “간만에 커피다운 커피 한번 먹어볼려고 했었는데, 커피 이벤트도 꼭 내 인생 같네 휴우.....” 영기는 깊은 한숨을 몰아 쉬면서 건물 1층의 계단에 주저 앉아 버렸다.
“저기요, 혹시 아까 이벤트 줄서 계시다가 커피 못 받으신 분 아니세요? 아직도 안가신거에요? 저는 여기 알바생인데 안가시고 앉아 계신 모습을 보니깐 좀 죄송해서 이거 드릴테니까 그냥 드실래요?” 갑자기 1층 카페에서 나온 어떤 여자 분이 커피를 건너면서 말을 걸자 영기는 당황해서 더듬거렸다.
“아뇨 그냥 사실 커피 못 받아서 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여기 어학원에서 알바해서 그런거에요..... 좀 쪽팔리긴 한데 그래도 주시면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영기는 멋쩍은 듯이 웃으며, 커피를 받아 들었다.
“어학원에서 일찍부터 알바하시나 봐요. 저도 취업 준비생이라 학원비라도 벌려고, 오전에 여기 카페에서 알바하고, 오후에 어학원에서 수업 들으려고 하는데 여기 어학원 괜찮아요?”
영기는 커피에 대한 답례를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취업준비생이라는 것 때문에 신이 나서 어학원의 강사들에 대한 최신 정보를 카페 알바생에게 알려주고, 강의실 정리하러 서둘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들 힘들게 사는구나 나도 오늘 하루 열심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