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멀어지는 중입니다.
엄마는 나에게 숨기는 게 많았다.
내가 알면 안 되는 것들은
꼭꼭 숨겨두었다가
나중에 펑하고 서프라이즈처럼 터뜨렸다.
예를 들면 대출 사건처럼.
고등학교까지 착하고 말 잘 들었던 남동생은
대학교에 들어가서
그동안 속 썩이지 않았던 것을 몰아서 해댔다.
학업에 관심이 없고
운전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휴학을 밥먹듯이 하다가
결국 대학교를 그만두었다.
심지어 K대학교였는데.
어떻게든 졸업을 하고 나중에 정신 차리면
얼마든지 날아오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텐데
그냥 포기해 버리는 남동생이 안타까웠다.
그렇게 공부가 싫었나.
그럼 뭐라도 해야겠다는 계획이라도 있어야지.
그냥 무작정 그만두는 게 말이 되나.
나는 동생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운전학원 강사를 하며
담배를 배우고 술을 마시며
남동생은 그렇게 20대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와 집으로 가던 택시 안이었다.
엄마는 대출 이자를 내야 해서
이번 달이 빠듯하다는 말과 함께
나에게 돈을 좀 보태라고 했다.
"대출 이자?"
"어.. 어!!"
엄마는 말실수를 한 것처럼 말을 흐렸다.
왜냐하면 빚내는 것을 정말 싫어했던 사람이
엄마였기 때문이다.
"엄마 대출받았어? 왜? 얼마나?"
나의 폭풍질문에 한 엄마의 답에
나는 어이가 없었다.
"동생이 주차되어 있는 차를 박은 거야.
그래서 그거 갚아주느라고..."
자기 차도 아닌데 차를 몰다가
심지어 다른 차를 박았단다.
돈 천만 원이 필요해서 대출을 받아
동생을 줬단다.
엄마는 동생에게 그 소식을 듣고
대출을 받으려고 애를 썼던 그 과정에서
나에게 상의 한 번 없었다.
하소연 한 번 없었다.
그냥 남동생의 허물을 덮었다.
그리고 돈이 부족하다며
나에게 돈 좀 보태라는 거였다.
그날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까지 나의 감정이 격해졌을까.
밖에 나가서는
내 자랑으로 기를 세우는 엄마였다.
알아서 공부하고, 교대 가서 한 번에 임용고시를 합격한
자랑스럽고 예쁜 딸이 내 역할이었으니까.
하지만 실제는 엄마에게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안달하고 애쓰는 아이가 나였다.
너는 알아서 잘하지만 동생은 아니지 않냐며
동생의 철없는 사고를 빚까지 내서 해결해 줬던 엄마.
알아서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엄마를 위해 노력하고 애쓴 거였다는 걸
왜 모르는 걸까.
동생이 저지른 일은 알아서 책임져야 하는 거라고
딱 잘라 거절한 나에게
엄마는 또 이렇게 말했다.
지만 생각한다고... 이기적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