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카피라이터의 밑천을 박박 긁어낸 카피라이팅 방법론
인사이트에 이어 카피작성법을 묻는 광고지망생...
노하우를 기꺼이 내주고 싶었으나, 사실 노하우가 없었다...
그저 내가 썼던 카피나 내가 사랑했던 카피를 보고 느꼈던 단상이나 경험에 기대
괴발개발 정리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현업자가 보기엔 같잖겠으나,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 믿으며 올려둔다.
카피 잘 쓰는 법
은 없어.. 잘 쓸 줄 알았으면 내가 진작에 CD 됐겠지…
하지만, 문장의 힘은 경험과 노력으로 끌어올린다고 쳤을 때
기본적인 문장 작성법 중 고려해야 할 것을 이야기해볼게
1.글 줄이기/짧게 말하기
카피의 감을 잡기 전까지 오랫동안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카피 좀 줄여!” 일 것.
(사실 난 여전히 듣고 생각하고 있음)
카피라이터란 직업명 자체에 쓰는 이란 함의가 들어가 있는 이상,
언제까지나 ‘예쁜 걸 쓰고 싶다’ 란 욕구는 지니고 살아야겠으나
사실 예쁜 것보다 중요한 것이 명확하고 짧게 쓰는 것이다.
짧게 쓰는 몇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a. 명사로 매조지하기
다만 이것은 카피를 딱딱하게 만들기 때문에, 태그라인이나 캠페인 테마 등,
이성적으로 소구하거나 규정지어야 할 때로 한정지어서 생각할 것.
어차피 명사로 매조지하는 것이 명확함 측면이나 경제성 측면에서 좋기 때문에
한 번 습관을 들이고 나면 명사로 마무리짓고 싶어서 드릉드릉한다.
하지만 카피를 끌고 나갈 때, 카피를 움직이는 것은 동사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
1-b. 기본 문장구조부터 써보기
예쁜 글은 어느 단어 성분에 몰려 있을까.
아마, 십이면 십 형용사나 부사에 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잘 쓴 카피는 형용사나 부사 없이도 한없이 예쁘며 한없이 깊다.
대개 쓰는 이의 마음을 온전히 드러낸다면, 기본 문장구조만으로도 충분하다.
집을 지키는 집이 집을 든든하게 지키는 집이었으면 지금처럼 예쁠 수 있었을까?
주어와 서술어, 보어/목적어 정도로만 문장을 끝내보자.
그 이상으로 나아가면 대개 중언부언이 된다.
기본 문장 구조를 완성하고 나서도 굳이 첨언해야 할 것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덧대는 후처리를 하자.
다만 잊지 말길. 대개는 후처리가 원본만 못하다.
1-c. 생략하기
b와 연결되는 개념이지만, 자주 하는 실수라 첨언.
조사는 뺄 수 있으면 빼자.
소유/포함/대상을 규정하는 등 조사에 역할이 있다면 둬야겠지만,
사실 그 와중에도 뺄 수 있으면 빼는 게 좋다.
있다/것이다/점이다 같은 문어체면서 중언부언은 생략하자.
때로는 주어를 빼보자.
동사와 목적어만 있고 주어는 브랜드의 몫으로 맡기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2.그림 그리듯 쓰기 (사실 그림 그리듯 쓰기가 아니었다?!)
너무 많이 들은 말이라 질릴지도 모르겠다.
뭐 공감각적 표현이네, 색을 보여주네, 듣는 이를 상상하게 하네.. 하는 좋은 말들.
같은 뻔한 말들을 하려는 건 아니다.
우연에 우연이 겹치지 않는 이상 라디오 광고는 좀처럼 할 일이 없는
지금 세대의 행운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그림 그리듯 쓰는 것이 아니라 그림의 힘을 빌려서 쓰는 것이다.
우리 세대에서 메인 매체는 영상 혹은 이미지이다.
(전통적인 인쇄 광고도 할일이 없으니 사실상 DA가 이미지 매체의 주류다.)
둘의 공통점은? 바로 이미지의 힘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지의 힘을 미리 빌려올 필요가 있다.
그림 그리듯 쓰는 경지에는 오르지 못하더라도, 그림을 그려가면서 쓰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2-a. 키비주얼 잡아놓고 쓰기
제목학원이란 인터넷 짤방을 아시는지.
이미지를 올려놓고, 그 이미지의 웃음 포인트를 극대화하거나 반전 있는 제목으로 웃음을 주는 밈이지.
제목학원이 손쉽게 웃길 수 있는 것 또한 그림의 힘을 빌려서 그렇다.
다만 제목학원은 반전이나 트위스트에 좀 더 중점을 둘 뿐.
그림이 상징적이고 제 역할을 하면, 카피는 생각보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작법상으로도 그렇고, 카피를 팔 때도 키비주얼이 가진 힘은 크다.
같은 카피를 팔아도 키비주얼과 함께 보는 카피는 보는 이를 더 먼 곳까지 상상하게 만든다.
아, 이게 캠페인을 이끄는 컨셉이 되겠구나 키카피가 되겠구나 라는 판단은
키비주얼이 함께 할때라야 가능한 것.
2-b. 그림에 힘을 내주고 앙상하게 쓰기
키카피보단 앞단의 상황조성이나 붐업하는 과정에서 카피는 더 힘을 빼야 한다.
지금까지 본 아이디어나 영상 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이자 단점이 1SCENE-1COPY 구조인데,
모든 그림에 카피를 일대일 대응시키는 것은 중언부언이 되는 최고의 방법이다.
모든 씬에 카피를 대응시키는 것은 과정을 선보이거나,
길게 풀어 쓰는 매니페스토이거나, RTB를 컷마다 썰어넣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더럽게 못 쓴 카피’를 쓰는 지름길.
그림의 힘을 믿고, 카피를 줄여라. 가능한 앙상하게 줄이고 한 문장만 남기는 것으로 충분하다.
3.동음이의어 활용하기
동음이의어, 중학교 국어시간 쯤에 배운 것 같은 익숙한 단어.
누군 유치하다거나 말장난이라고 쉽게 넘겨짚지만, 사실 말장난은 전가의 보도같은 존재다.
세상 연관없어보이는 두 개념이 도킹하는, 블랙홀과 화이트홀 사이의 웜홀같달까.
늘 라임 검색기를 가까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3-a. 브랜드 렐러번스
처음 카피를 쓸 때, 브랜드 렐러번스 링키지는 족쇄같다.
내가 이렇게 멋진 문장을 썼는데, 감히 브랜드 따위를 묻힌다고? 참을 수 없지.
하지만 잊지 말길. 우리는 광고주의 돈으로 광고한다.
브랜드가 소구되지 않는다면, 브랜드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빈약한 문장력으로 순수 문학가와 맞붙어야 한다.
그러니 언제나 브랜드와 이어질 생각을 해야 한다.
브랜드 네이밍을 자음으로 모음으로 쪼개라. 두글자로 쪼갰다가 세글자로 붙여라.
두운과 각운, 라이밍으로 이어질 말을 찾아라.
닮은 말을 모으고 나선 메시지와 닮은 의미로 이어보자.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달성할 단어는 분명히 있다.
3-b. 교집합 활용하기
주로 의미가 넓은 단어에서 활용할 수 있다.
대조적인 두 단어를 포함할 수 있는 한 단어를 활용해보자.
보통은 처음과 끝에 단어를 배치하고 둘의 관계를 규정짓는 서술어를 배치하는 식으로 많이 쓴다.
(이상의이든 초월한이든 새로운이든 지키는이든…)
오늘은 여기까지.. 시간 될 때 나머지도 정리해보겠음…
4.온도를 생각하기
4-a. 단정짓거나 질문하거나
4-b. 도치하여 뒤를 치기
5.단어 고르기
5-a. 적확한 조합 vs 낯선 조합
5-b. 관념어와 생활어
6.반응을 생각하며 쓰기
6-a. 역설하기
6-b. 닥터 스트레인지가 되기
7.다 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