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쓰는 생각_00
정신을 차리고 화를 면하자.
코로나 사태가 생각보다 긴 시간 동안 지속되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몸이 루즈해졌다.
태생적으로 낮에 자는 잠이 세계 제일 꿀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한번 있는 대면 강의나 약속이 있는 날이 아니면 낮에 자고 밤에 활동을 했다.
간만에 일찍 일어났다. 아니 안 잤다. 나답지 않게 일곱 시 반에 씻고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생각보다 긴 기간 동안 안 써서인지, 글을 쓰려고 마음먹으니 세수하면서는 웃긴 생각도 들었다.
글을 쓸 때에는 거침없이 쓰고 나중에 차근히 읽어보며 다듬는 거라고 배웠는데, 거침없이 쓰라는 부분에서는 매우 공감하지만, 나중에 차근히 읽어보며 다듬으라는 것에는 공감하기 싫었다. 적어도 세수할 때 까지는.
내가 글을 막 쓰면서 머릿속을 채웠던 생각, 글 속에 옮겨담으려했던 감정들은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들인데, 그것들이 다듬어지면, 처음과 다른 무언가가 되는 것 같았다.
물론 지금은 글을 쓰면서 정신이 깼다. 누구나 손쉽게 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수치스러워서라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래도 평소보다 훨씬 적게 다듬으려고 고집이다.
*이건 예고편일까나.
브런치 작가 활동계획을 작성할 때에, 내가 살아가면서 겪었던 혹은 겪을 실패를 기록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하필, 브런치 작가로 승인이 되고 난 뒤로 시도했던 것들은 운이 좋게 거의 대부분이 성공이었다.
실패를 기록하기로 했는데, 실패를 경험하지 못한 건···. 실패인가···?
그런데 드디어 오늘! 실패를 경험했다. 실패의 대가인 내가 실패라고 인정할 만한 실패이다.
이번 주 안에 나의 첫 번째 실패 후기를 들고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