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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시옷 Jun 18. 2024

퍼스널 브랜딩이  되었다고 감히 말해 봅니다.

어그로라 여기실까 살짝 걱정이 되긴 하지만.

최근에 블로그 대문글을 바꿨다.

'읽기를 돕는 사람'


내가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일은 생각보다 소박했다. 심지어 지금 하고 있는 일이었다. 그걸 알게 된 건 어쨌든 꾸준히 써 온 글 덕분이었으니, 지난 11월에 시작한 나의 브런치 글쓰기는 작게나마 성공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퍼스널 브랜딩'을 큰 주제로 한 글쓰기가 어느 순간부터 지지부진했다.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압박 아닌 압박 때문이었다. 아무도 그래야 한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말이다.

다행히 글쓰기를 멈추지는 않았다. 쓰고 싶은 얘기를 썼다. 책방일로 시작한 블로그에 아이들 얘기를 책과 함께 쓰면서 좀 더 할 말이 많아졌다. 거기에 학교 수업으로 읽고 있는 텍스트라던지, 연수 모임에서 선생님들과 읽은 책과 모임에 대한 감상도 썼다.

블로그 이웃 조금씩 늘었는데 내 글의 주제와 관련 없는 분야의 이웃신청이 사실 더 많아서 아쉬우면서도 의아하다. 단지 이웃 수를 늘리기 위해 왔을 뿐, 내가 쓴 글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관심사가 같은 누군가의 이웃 신청은 기쁘고 귀하게 여겨졌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구나.


나는 엄마이자 교사로서 그림책과 청소년 소설, 고전이나 사회과학, 자기 계발서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가졌는데, 다르게 말하면 누군가의 책 읽기를 도와줄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되었다 할 수 있다.

우리 집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그림책과 어린이문고를 골라주거나 읽어준다.

학생들과는 교과서 안과 밖의 폭넓은 텍스트를 읽을 뿐 아니라, 생기부 작성을 대비해 깊이 있는 도서를 추천, 생각을 넓히는 질문을 던지고 토론하게 할 수 있다.

독서를 생활화하고 싶은 초보독서가들, 아이와 즐거운 읽기 경험을 나누고픈 엄마들을 도와줄 수도 있다.

 위로와 조언이 필요한 사람에게, 슬픔을 오래 붙들고 싶은 사람에게도 그들이 원한다면 한 권의 책을 읽어주며 공감할 수 있다.


브랜딩이라 하면 수익창출이 되어야 한다.

나는 교직으로 월급을 받고, 한 달에 한 권 구독책 꾸러미를 보내는 일로 적으나마 부수입을 얻고 있으니 수익이 있는 셈이다, 단지 유명하지 않을 뿐.

내가 바란 이 유명세가 아니라 내 정체성에 대한 확신, 소명 발견이었으니 '읽기를 돕는 사람'으로 충분하다.

아, 물론,

앞으로 더 많은 수익에 대한 기대와 욕심을 놓진 않았다.

읽기를 돕는 사람이라는 일곱 글자의 힘을 믿고 차근차근 가보려는 것이다.

브랜딩에 끝이 어디 있나, keep 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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