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나이 들었다고 주식은 끝이 아니다

by 이쁜이 아빠

“이제 나이도 있으신데, 주식은 좀 쉬시지 그러세요.”

정년퇴직 후, 이 말을 자주 들었다. 말투는 걱정이었지만, 속마음은 ‘그 나이에 무슨 투자를’이었으리라.

하지만 나는 안다. 주식은 나이에 좌우되는 게임이 아니다.

금융기관에서 32년을 일했다. 수없이 많은 숫자와 고객을 상대했고, 감정과 논리를 동시에 끌어안아야 했다.

그 시간은 지금, 차트 앞에서 또렷하게 살아난다.

아침 8시, 시황 정리. 8시 40분, 체결강도와 거래대금. 9시, 장 개시와 동시에 ‘나의 두 번째 직장’이 열린다.

누가 그랬던가. 은퇴는 끝이라고.
아니다. 나는 지금이 시작이다.

나는 주식 예찬론자도 아니고, 주식으로 큰 수익을 창출한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긴 직장생활 동안 익숙했던 긴장감, 소속감, 그리고 출근길의 루틴은 아직도 내 안에 살아 있다. 그 습관적인 기분이 싫지 않다. 어쩌면 그 익숙함 덕분에, 지금도 차트 앞에 앉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 시장은 빠르다. 단타는 전쟁이고, 기관의 AI는 숨을 곳 없이 개인을 조여온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나는 ‘경험’이라는 무기를 꺼낸다. 욕심을 경계하고, 급등에 현혹되지 않고, 손절은 짧고, 복기는 길게.

그건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살아 있는 감각이다.

나이는 숫자다. 하지만 그 숫자 안엔 시간의 결이 있다. 나는 내 시간을 믿는다.

주식을 시작한 건 은퇴 이후지만, 금융과 사람을 본 시간은 30년이 넘는다. 그건 내가 이 시장에서 퇴장당하지 않는 이유다.

“이 나이에 무슨 주식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말할 것이다. “이 나이이기에 가능한 주식이 있다.”

아침마다 거래대금를 보고, 전날의 체결강도를 복기하고, 일지에 손글씨로 ‘실전 노트’를 적는 이 습관.

그건 단순한 투자 기술이 아니다. 그건 내 인생의 연장선, 그리고 새로운 사명감이다.

나이 들었다고 주식은 끝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내 삶은 시장과 함께 더 생생하게 움직인다.

손끝으로 종목을 고르고, 마음으로 리스크를 제어하고, 매일매일 ‘오늘의 전략’을 작성한다.

그건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나이에 맞는 투자는 없다. 다만 삶에 맞는 리듬이 있을 뿐이다.”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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