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개인도 나라와 나라도 서로 못 잡아먹어 으르렁거리며 대가리 터져라 피쌈박질해대고. 인간 세상은 참 피곤하고 시끄럽기만 하다. 자전거를 타고 무조건 숲 속으로 덤벙 뛰어들었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를 뚫고 파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3월의 햇살은 따뜻하고 고요하다. 마른 나뭇잎이 가득 쌓인 땅바닥을 뚫고 올라와 바닥을 향해 겸손하게 고개 숙인 흰 눈송이 설강화의 겸손함에 눈이 부셔 눈물이 날뻔했다. 때가 되면 늘 그 자리에 피는 수선화 두 송이는 올해도 어김없이 젤 먼저 꽃망울을 터뜨렸다. 왜 인간은 저들의 어울림과 겸손을 배우지 못하는 걸까. 똑같은 자연의 산물이면서 너무 다른 모습이 부끄럽고 초라해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쌩쌩 70킬로 꽃길을 달리고 집에 오니 배가 고파 고꾸라질 것만 같았다. 허겁지겁 신라면에 계란하나 얼른 툭 털어 넣고 후루룩후루룩 마셨다. 아, 배부르니 살 것 같다. 2026년 3월 어느날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