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 인터뷰 _ 사남매 슈퍼맘의 육아스토리

by soo

27살에 결혼해 지금 어느덧 서른 여섯. 주부 9년차차인 동시에 육아 9년차에 접어든 이아름 님을 만나보았다. 4남매를 키우는 동안 그 누구보다 행복하고 즐거워 보여서 내심 부럽기도 했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육아에 임하면(?) 아이를 키우고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에 그렇게나 큰 행복감을 느끼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결혼도, 육아도 너무나도 낯설지만, 언젠가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게 된다면 '저런 가정을 꾸릴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할 만큼 부러운 아름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엄마가 되는 것, 육아를 하는 것에 대한 또 새로운 시선을 마주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Q. 안녕하세요, 흔쾌히 인터뷰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해요. 먼저 자기소개 좀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아름이라고 해요. 사실 요즘은 제 이름 석자보다 '4남매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죠.


Q. 다들 '사남매 엄마'라고 부르시나 봐요(웃음).
A. 네 맞아요, 어느 순간부터 저를 ‘아름아, 아름 씨'라고 부르기보다 아이들의 이름으로 부르더라고요. 예를 들면 '서연아', '성현아', '서준아'라고요. 아이들의 이름을 제 이름이 된 거죠.


Q.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잘 안 가는데, 되게 묘할 것 같아요.

A. 처음에는 조금 속이 상하기도 했었어요. 저도 이름이 있고, 저라는 존재인데 아이의 엄마라고 불리는 게 조금 서글펐다고 할까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아, 내가 아이의 엄마 맞지'하면서 저라는 사람의 존재 인식을 다시 하게 되기도 해요. 아무래도 엄마들의 세상에서는 그게 더 쉬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 1학년 엄마들 사이에서 저의 이름은 둘째 이름, '서연'이에요(웃음).


Q. 그럼 전 꼭 '아름 씨'라고 부르도록 할게요! 자녀들도 한번 소개해주시겠어요?
A. 첫째는 박성현(10살), 둘째는 박서연(8살), 셋째는 박서준(6살), 넷째는 박서은(3살)이에요. 참 많죠?


Q. 정말 많네요. 결혼 이후에 계속해서 육아를 감당해오셨는데, 보통의 일상은 어떻게 흘러가나요?

A. 아침에 첫째와 둘째는 학교에 보내고, 셋째와 넷째를 어린이집에 보내요. 그리고 나면 잠시 3-4시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거든요. 그럼 그때 집안일을 하고, 저만의 시간을 잠깐 가지고 나면 첫째 둘째가 하교를 하면 제가 숙제와 알림장을 검사해주고 다 해내지 못한 부분을 가르쳐주거나 알려줘요. 다 마무리가 되면 간식 챙겨고 저녁 준비를 해요. 그리고 나면 셋째와 넷째가 돌아오죠. (쉴틈 없죠?) 그럼 동생들부터 먼저 씻기고 밥을 먹여요. 그리고 첫째 둘째를 씻기고 밥을 먹이고 나면 저녁이 한참 지나있어요. 그 이후에는 각자 책을 읽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게 해 줘요. 물론 각자 할 일을 다 해냈을 때요. 그리고 마지막 잠들기 전에는 다 같이 영어공부를 시켜요. 그냥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 위주로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보면서 같이 따라 하기도 하고 그래요. 공부처럼 느껴지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죠. 그러고 나면 하루 일과가 끝나요. 참 길죠?

Q. 와, 듣기만 해도 너무 숨 가쁘게 돌아가는 하루인데요. 네 명의 아이를 육아를 컨트롤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종종 컨트롤되지 않는 순간들이 있을 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를 하시는 편일까요?
A. 사실 미리 규칙을 정해놓았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떤 손해가 있는지 아이들이 조금 알아요. 첫째 같은 경우는 확실히 인지를 하고 있죠. 그래서 웬만하면 지키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가끔 고집을 부릴 때가 있는데 대화하고 이야기하면서 합의점을 찾아가려고 노력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당장 원하는 것을 참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특히 첫째는 확실히 규칙을 지킬 줄 아는 편이거든요. 첫째가 둘째를 잘 타이르기도 하고요.

Q. 첫째를 아름님 편으로 만들면 되겠어요!
A. 맞아요(웃음). 사실 첫째가 아직 10살이고 어린데도 불구하고 저의 편을 들어줘요. 저에게 힘이 되어주려고 많이 노력해요. 제가 잔소리해야 할 것을 동생들에게 하기도 하고요. 물론 동생들은 '오빠가 엄마야?' 하면서 대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고마워요.

Q. 많이 의젓한 첫째네요. 너무 든든할 것 같아요. 사실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육아를 하며 지쳐하거나 힘들어하는 모습보다는 행복해하며 감동하는 모습을 더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어떤 마음으로 육아에 임하고 있는 걸까요? 정말 너무 궁금했어요.
A. 사실 제가 엄마가 되고 난 후에 제가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주변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보면 굉장히 힘들어하시거든요. 물론 힘든 게 맞고요. 그런데 저는 '힘든 것'에 집중하기보다 더 멀리, 좋은 미래를 그려보고 육아를 하며 좋은 점을 찾으려고 하는 편이라 재미를 느끼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는 육아가 즐겁거든요.

Q. 육아가 즐겁다는 말이 정말 생소하게 들려요, 아름님. 처음 들어보는 것 같기도 하고요.
A. 사실 제 주위에 육아를 하는 엄마들 중에도 워킹맘을 부러워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집에서 일하는 것 또한 사회의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저에게 맡겨진 일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그렇게 부러움을 느끼지는 않더라고요.

Q. 맞아요. 엄마로서 집안일과 육아를 감당하는 일도 정말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미혼인 저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너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A. 맞아요, 정말 가치 있는 일이죠. 남이 아닌 저희 가족을 위한 일이잖아요. 그리고 제가 어느 날 '집안일을 하고 육아를 하는 게 왜 행복할까?' 생각해보니 여기서는 제가 CEO가 될 수 있더라고요(웃음). 그런 마음으로 생각해서인지 제가 더 자유롭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다른 누구를 위해 일하기보다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사실 행복하고 즐겁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물론 힘들죠. 그런데 힘든 것보다는 즐겁고 행복한 감정을 더 많이 느껴요. 그리고 주부로 사는 것을 아이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을 하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입장이 좀 달라요. 부모로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희생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힘들게만 느끼는 게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가족이 사는 공간을 깨끗하게 가꾸고 꾸미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서 함께 먹는 이 모든 것들이 너무 소중하거든요.

Q. 진솔한 답변 너무 감사해요.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와닿네요, 제가 아름님의 자녀와 남편이라면 그 사랑이 너무 느껴질 것 같아요.

A. 그랬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런데 사실 늘 좋을 수만은 없어요. 물론 힘들 때도 있고요. 특히나 사 남매와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정말 힘들어요. 엄마들은 많이 공감하실 거예요. 그래서 말을 잘 안 듣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때에는 아이들을 호되게 혼내기도 하고요. 특히나 여자들은 한 달에 한번 주기가 있잖아요? 그때 유난히 아이들의 작은 고집과 투덜거림에도 제가 크게 반응하게 되더라고요. 그때는 아이들이 제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요즘은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보다 아이들의 입장과 상황을 더 이해하고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대화로 타이르거나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살피게 돼요. 처음에는 저도 정말 미숙했는데,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스스로 느껴요.

Q.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충과 어려움이 있었을지 느껴지네요. 그래도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사 남매를 키우면서 발견한 새로운 아름 님의 모습이 있을까요? 궁금하네요.
A. 사실 결혼을 하기 전, 그리고 엄마가 되기 전의 저는 되게 여성스럽고 차분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생존하고자 하는 강인함'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엄마들도 공감하는 부부이지만 '만약 신랑이 옆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런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살아가지?'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될 때가 있어요. 사람일은 정말 모르잖아요.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살다 보니 더욱더 강해지기도 하고, 경제적인 부분도 내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지를 계획해보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또 하나 있다면 '내가 어려운 일들도 잘 해낼 수 있구나'라는 것을 발견했어요.


Q.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아무래도 사 남매를 키우다 보니 식비나 생활비 부분에서 남편의 경제활동으로만 충족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최근에 청소하는 일을 시작하게 됐죠. 짧은 시간 일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조금 더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고, 경험해주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에요.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인데 엄마라서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Q. 정말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부모로서 책임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경제활동을 시작한 것 또한 너무 진심으로 멋지시고요.

A. 사실 누군가는 '그런 일을 한다고?' 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해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아직은 어떤 직업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이 존재한다는 걸 느끼거든요. 그리고 그런 시선을 만날 때면 저의 자존감이 낮아지게 될 때도 있어요. 마음이 힘들 때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고하고 저는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 가정을 위해서 게으름 피우지 않고 성실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아서 괜찮고, 괜찮다고 생각해요.

Q. 저는 아름님의 선택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응원해요. 제가 엄마라면 과연 그렇게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고요. 앞으로의 모든 선택도 응원해요 아름 님. 그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게요. 아이들이 가져온 삶의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제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게 가장 첫 번째이고요. 그리고 제 자신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었어요. 결혼하기 전 그리고 육아를 하기 전에는 제 자신에 대해서 잘 몰랐거든요. 사회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도,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는 건지도 잘 몰랐고요. 부모님이 목회자이시다 보니 저를 제한했던 부분이 있으셨어서 외부 활동도 많이 제약이 되었었어요. 그런데 조금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부모님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남편과 함께 가정을 꾸리고 독립된 존재로서 저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아이들이 커서 학부모들과 소통을 하고, 관계를 맺어가며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서로 간의 예의를 어떤 방식으로 지켜야 하는지를 뒤늦게 깨달은 것 같아요. 정말 큰 변화죠. 저의 가치관과 생각이 뚜렷해지다 보니 모든 생활에 대해서 만족을 하게 되었어요.

Q. 결혼과 육아가 아름 님의 삶에 정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네요. 그런데 그 변화가 긍정적인 변화라 너무나도 보기 좋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해새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정말 값진 것 같아요. 이제 마지막 질문으로 가고 있는데요, 아름 님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A. 저희 가족이 6명이라 다 같이 모이기가 힘들 때가 많아요. 그래서 그냥 다 같이 식탁에 모여 앉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가 가장 행복해요. 셋째, 넷째 아이는 아직 어려서 소통이 원활하지는 않아도 자신의 의사를 어떻게든 표현할 줄 알거든요. 단란하게 모여 앉아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제일 좋아요.

Q. 그러고 보니 아름 님은 늘 6인분의 식탁을 차려야 하잖아요. 늘 아이들을 위해 정성껏 요리하는 것을 봐왔는데 아름 님에게 '요리'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도 다 느끼고 알더라고요. 제가 정성과 수고를 담아 요리를 준비한 날에는 "엄마가 해준 음식이 최고야!"라고 표현을 해주기도 하고요. 물론 시간이 없어서 그러지 못한 날에는 투덜거리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사랑이 담기지 않으면 음식이 맛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요리를 할 때도 '남편과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까?'를 늘 생각하면서 요리를 해요. 사랑이에요, 사랑.


Q. 저도 예전에 아름 님이 해준 음식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요. 아름 님의 사랑을 아이들이 마음껏 누리고 느꼈으면 좋겠네요. 물론 남편 분도요(웃음). 그럼 이제 마지막 질문을 앞두고 있는데요, 아름 님이 꿈꾸는 가정의 모습은 어떤 걸까요?
A. 지금처럼 평화로운 것이요. 아이들이 서로 사이가 좋고, 부부도 사이가 좋은 것. 지금이 좋아요.

Q.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마지막으로 마무리할게요. 한마디 남겨주세요.
A. '얘들아, 부족한 엄마라서 미안해! 지금보다 더 사랑할게!', '남편, 내가 부족하지만 늘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어서 고마워요❤️ 우리 같은 날 같은 시간이 손잡고 같이 천국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