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문제의 새로운 대안 창직

창직 활성화 담론

by 담연 이주원

요즘 일자리문제에 대한 설왕설래가 뜨겁다. 일각에서는 일자리를 국가가 주도해서 늘리는 정책에 대해서 효과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의문을 제기하는 집단이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출산주도성장'이라는 말 또한 겉은 번지르하지만 실제 성과를 내야하는 정부로서는 효과적이지 못한 정책이다. 일자리문제는 현재보다 미래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4차산업혁명시대는 생산성을 높여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하는 사람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는 일자리와 직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에서는 직업이 2010년 이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한동안 국가가 주도하여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과 노동시간을 줄이면서도 질 높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정책 사이에 갈등이 존재할 것이다. 이런 갈등에 앞서 일자리 문제의 본질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고민해야하는 핵심 질문은 "4차산업혁명시대에 '일자리 불안정'이라는 직격탄을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직업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신직업이 발생할 수 있도록 제반 토양을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 그 신직업이 성장하여 노동시장을 안정 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지가 주요한 관건이다. 결국 전통산업구조는 자동화 지능화를 통해 일자리와 직업의 수가 줄어들게된다. 그러므로 새로운 산업구조에 맞는 경제성을 갖춘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져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직업분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창의적인 사고와 발상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해결해주는 직업은 여유로운 시간을 만들어주는 일이 직업이 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이 직업이 되는 시대에서는 무궁무진하다. 이는 직업의 변화 역사를 살펴본다면 누구나 예측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새로운 직업(신직업)을 만들어 일자리를 늘려가는 것을 우리는 창직이라고 부른다.


창직과정은 취업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취업과는 다르다. 구직자가 정형화된 취업시장에 자신을 맞춰 자격증이나 소위 스펙이라는 배경을 갖추고 기존 사회 틀에 순응하여 취업하는 방식이 아니다. 창직과정에서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근본적이고 깊이 있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자신의 자원과 상황을 통찰력 있게 이해하여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사회에 적응하려는 접근이다. 물론 누구나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고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직업을 찾으려 하겠지만 창직과정에서는 스스로 창의적인 결과물을 도출해야하므로 훨씬 더 심도 있게 다루어지고 직업자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수반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취업이나 창업은 물고기와 요리레시피를 주고 이제부터 알아서 요리를 하라는 방식의 접근이라면 창직과정은 물고기 잡는 법과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본요리의 원리를 알려주고 스스로 물고기를 잡아서 자신만의 요리법으로 요리하라는 접근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창직과정은 기존 경험에서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창직과정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는 청년들을 살펴보면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경험이 많고 가치관이 뚜렷하며 자기이해능력이 뛰어남을 알 수 있다. 대부분 개방적이고, 사회와 자신의 삶에 대해 관심이 많고 낙관적이다. 드문 경우지만 절박한 태도로 자신의 삶을 대하는 청년들도 창직과정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창직멘토로서 보람을 느끼는 사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방향이 혼란스러웠는데 창직과정으로 삶의 방향을 찾고 적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경우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구직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으로 나타나서 창직과정 이후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한다. 창직 이전에 수동적이며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좌지우지 하던 모습에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려는 삶의 태도가 변하는 모습은 창직멘토로서 의미있는 경험이다.


모든 청년이 창직 개념에 부합하는 진로설계를 할 필요는 없지만 시장의 역동성과 활력이 될 수 있는 창직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접근이다. 그 이유는 첫째,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서 창의, 도전, 유연성, 개방성, 협업 등의 미래인재역량이 중요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미래인재역량은 창직에서 창직역량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가치가 중요시 되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흥미를 실현할 수 있는 창직적 진로 의사결정은 이러한 현상에 부합되는 건설적인 대안일 수 있다. 셋째, ICT, AI와 같은 새로운 산업구조로 인해서 미래 일자리가 줄어들고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환경에서는 창직을 통한 취업시장의 진입이 효과적이며 적응적 대안이다. 넷째, 불안한 취업시장의 상황으로 구직자들이 안정적인 직업을 선망하여 몇 몇 직업군으로 몰리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창직이 필요하다. 물론 창직을 통해서 구직자가 직업시장의 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이 수반되고 창직과 관련된 인적 자원이 양성되고 활성화 되어야 가능한 대안일 수도 있지만 이대로 취업시장 불안을 둔다면 실업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창직은 이러한 미래를 준비하는 대안으로서 뿐만 아니라 취업을 해서 적응하는 과정에도 도움이 된다. 창직과정을 통해 취업을 한 청년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그들의 말을 빌리면 창직과정의 경험이 취업 시 면접뿐만 아니라 적응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창직과정을 통해 자신의 진로정체성이 명확해지고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주도적으로 심도 있게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회사직무를 이해하고 수행하는데 밑거름이 된다고 설명한다. 진로유능감 연구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경험에 대한 유능감이 다른 나라보다 유의미하게 낮고(이주원외 1명, 2014) 이러한 현실 때문에 창의성도 떨어지고 불안을 이겨내어 도전하는 진로 의사결정도 현저히 낮다. 하지만 창직과정을 경험한 청년들은 진로유능감의 경험부분에 자신감이 높아지지 않았을까? 취업을 통한 사회적응을 돕는 제도 중에 다양한 경험을 가장 중요시 하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이 창직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창직과정을 거치게 되면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부족한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의 양도 늘고 질적인 부분에서 자아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창직에 개념은 아직도 혼란스럽다. 특히, 기존의 스타트업과 창직은 유사한 점도 많으며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창직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직무를 통해 취업, 창업,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청년들이 창직아이디어로 취업을 한다는 것은 어렵다. 프리랜서는 창직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직업이 새롭게 자리 잡는 과정의 고용형태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직업이 성장기에서 완숙기로 들어갈 때 즈음에 프리랜서에서 취업 또는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과 창직의 가장 큰 차이점은 수익창출이다. 창직을 통한 창업의 경우에는 수익창출만을 목표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창직과정의 특성 상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직무를 수행하는 창업의 경우 자신의 가치를 세상과 연결한다는 신념이 스며들어 있고 이러한 모습은 자아실현의 목표가 최우선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아실현과 수익창출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 창직을 통한 창업이라면 스타트업은 대부분 수익창출이 우선된다는 차이가 있다.


창직사업은 청년부터 은퇴자까지 생산가능인구 대부분에게 적용될 수 있어서 효과적이다. 연령과 지원동기에 따라서 창직사업 지원의 형태가 달라져야하겠지만 사회에서 정해진 일자리로 안정적인 진입을 할 수 있는 구직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창직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에게도 고교졸업 이후 취업이나 대학진학 전 창직과정의 경험은 진로결정과 사회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청년 창직과정의 경우 제도의 문제로 수 년간 창직과정의 노하우가 축척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창직과정이 끝난 후, 후속적으로 연결되는 지원이 없어서 각자도생을 하고 성공적인 사례를 후배 창직자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여건이 미흡하다. 그리고 학사일정에 맞추어 짧은 시간 안에 사업 선정부터 시행이 진행되어서 사업의 효과성이 떨어진다. 창직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스스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성과품을 만들어내는 활동은 환경적 지원뿐만 아니라 직업을 구체화 해보는 활동이 진행될 시간도 필요하다. 같은 재원이라도 2년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면 청년들의 창직과정이 활성화 되리라 생각된다.


청년뿐만 아니라 아래로는 청소년 위로는 은퇴자까지 창직사업이 활성화되어 국가경쟁력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창직이라는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자료와 실제시장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창직개념을 정립하고 청소년부터 은퇴자에게 필요한 창직컨텐츠를 연령별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연령에 따른 진로발달과 상황의 다른점을 고려한 창직사업 개발은 구직자와 창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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