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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NP Dec 27. 2021

300년을 지켜온 고택의 품위

논산 명재고택

논산 명재고택은 조선 숙종 때 학자인 윤증 선생이 지은 집이다. 임금이 내린 우의정 직첩을 18번이나 사양해 ‘백의정승’으로 불리던 그는 검소와 나눔을 평생 실천한 인물로 유명하다. 선생의 검박한 삶이 고스란히 담긴 고택에는 그래서 권위적인 솟을대문도, 위협적인 높은 담장도 없다. 명재는 윤증 선생의 호다.


명재고택의 안채는 'ㄷ'자형 구조다
건넌방에서 바라본 명재고택 안채
초가1 작은방
초가2 큰방


논산 명재고택에서 한옥스테이가 가능한 공간은 안채의 건넌방과 사랑채의 안사랑, 작은사랑, 큰사랑, 그리고 행랑채를 리모델링한 초가1, 초가2 등이다. 사랑채와 초가2는 건물을 통째로 빌리거나 각각의 방을 개별로 예약할 수 있어 이용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2개 방 모두에 개별 화장실을 갖춘 초가2는 친구, 연인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공간. 단체 이용자라면 독채로 사용하는 초가1이 적당하다. 명재고택에서 유일하게 화장실과 주방 모두를 갖춘 초가1은 최대 10인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논산 명재고택의 모든 방은 전주 한지로 벽을 바르고 장판을 깔아 고택의 품위를 지켜나간다.


며느리방이라 불리는 명재고택 건넌방
건넌방 창으로 본 풍경


사랑채 옆 중문을 지나면 중정 너머로 안채가 보인다. 건넌방은 ‘ㄷ’ 자형 안채의 우측에 자리한다. 대청을 사이에 두고 안방과 마주한 이곳은 윤씨 집안에 시집 온 새색시가 사용하던 방이라고 해서 ‘며느리방’이라 부른다. 사대부가의 며느리가 머물던 곳답게 단아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대청과 건넌방 사이에 마련한 거실 같은 작은 마루도 인상적이다.


명재고택 안사랑
작은사랑과 안사랑은 중문으로 연결된다.


안채가 여인들의 공간이라면 사랑채는 남자들이 머무는 곳이다. 논산 명재고택의 사랑채에는 모두 3개 방이 있는데, 할아버지에서 손자까지 삼 대가 함께하던 공간이다 보니 안사랑에서 큰사랑에 이르는 동선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안사랑에서 중문을 지나면 작은사랑이 나오고, 작은사랑에서 방 하나를 건너면 큰사랑에 닿는다. 작은사랑과 큰사랑 사이에 복도 같은 작은 방을 둔 건 오가는 이의 인기척을 느끼게 하려는 배려다. 앞서 언급한 안채 건넌방 앞의 작은 마루도 같은 용도의 공간이다.


큰사랑
큰사랑 들창으로 본 풍경
큰사랑과 대청
미닫이와 여닫이가 모두 가능한 큰사랑의 안고지기


집안의 큰 어른이 머무는 공간답게 큰사랑은 논산 명재고택에서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들창 너머로 보이는 가지런한 장독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다. 미닫이와 여닫이가 모두 가능한 큰사랑의 복합문(안고지기)도 여느 한옥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작은사랑과 안사랑
누마루에서 본 큰사랑
명재고택에서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누마루


사랑채의 모든 방은 개별 예약이 가능해 필요에 따라 하나 혹은 두 개의 방을 연계해 이용할 수 있다. 중문을 사이에 두고 있는 안사랑과 작은사랑을 함께 써도 좋고, 누마루를 공유하는 큰사랑과 작은사랑을 엮어도 매력적이다. 물론 명재고택의 멋을 온전히 체험하고 싶다면 사랑채를 통째로 빌려 하룻밤 묵어가길 권한다.


호텔처럼 깔끔한 공용 화장실은 샤워시설도 갖췄다.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도서관


사랑채의 방들은 독립된 공간처럼 출입문이 모두 따로 마련돼 들고날 때 옆방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지만, 논산 명재고택에서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안사랑이나 큰사랑에 손님이 들었을 경우 작은사랑은 비워두는 걸 원칙으로 한다. 명재고택의 큰사랑, 작은사랑, 안사랑, 건넌방은 크기에 상관없이 최대 4인까지만 숙박이 가능하며, 샤워실을 겸한 공용 화장실은 곳간채에 별도로 마련돼 있다. 빔 프로젝트와 음향시설을 갖춘 도서관은 단체모임이나 공연 등을 위한 공간이다.


[Info.]

1. 업 소 명 : 논산 명재고택

2. 주    소 :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노성산성길 50

3. 전화번호 : 041-735-1215

4. 홈페이지 : www.myeongjae.com

5. 주    차 : 가능(별도 공영주차장 이용)

6. 숙박요금 : 60,000원~

7. 체 크 인 : 14시

8. 체크아웃 : 11시


[주변관광지]

돈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사적, 세계유산 등재)은 사계 김장생 사후 3년 뒤인 1634년(인조 12)에 창건됐다. 1660년에 현종이 ‘돈암’이라는 편액을 내려 사액서원이 됐다. ‘덕에 이르는 문’이라는 입덕문을 지나면 정면에 강당인 양성당이 있고, 좌우에 기숙사인 동·서재가 자리한다. 사당인 숭례사에는 김장생과 그의 제자 김집, 송준길, 송시열의 위패가 봉안됐다.


노성향교

충청남도 기념물인 노성향교는 1398년 현유의 위패를 봉안, 배향하기 위해 창건했다. 향교는 조선시대 지방교육기관으로 노성향교 경내에는 현재 대성전과 명륜당, 동·서재 등이 남아 있다. 대성전에는 5성과 송조 2현 그리고 우리나라의 18현 등 모두 5성 20현의 위패를 모셨다. 노성향교는 논산 명재고택 연지 바로 옆에 자리해 함께 돌아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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