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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 나눔

땅 끝을 딛고 서서 내일을 본다. 대흥사 템플스테이

2025년 선정 우수 웰니스 관광지

by TNP

대흥사는 ‘누운 부처(臥佛)’ 형상을 한 두륜산 능선에 안기듯 자리한 천년고찰이다. 다선(茶仙)으로 추앙받는 초의선사가 주석하며 우리 차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한 곳이자, 서산대사가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三災不入之處), 만년 동안 훼손되지 않을 땅(萬年不毁之地)’이라 일컬었던 신성한 도량이다. 땅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기에 이만한 곳도 없지 싶다.


Wellness Program

대흥사 템플스테이 ‘디디고’는 1박 2일 자율형과 1박 2일 주말 체험형으로 운영된다. 자율형은 공양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일정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휴식형 프로그램이며, 주말 체험형에는 차담, 연꽃등 만들기, 염주 만들기, 108배, 행선 등 다양한 체험이 포함된다. 단체 참가자는 사전 협의를 통해 발우공양과 같은 특별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명절, 휴가철, 연말에만 진행되는 2박 3일 특별 체험형에는 울력, 케이블카 타고 일출 보기(12월 31일) 등의 특별 이벤트가 마련된다.


차와 선이 어우러진 천년고찰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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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템플스테이는 2004년 시작됐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템플스테이를 시작한 게 한일 월드컵이 개최되던 2002년의 일이니, 대흥사는 우리나라 템플스테이와 그 역사를 함께한 사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대흥사를 포함한 7개 사찰이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뒤에는 한국의 사찰 문화를 배우려는 외국인들의 방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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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는 20여 년을 이어온 대흥사 템플스테이의 변치 않는 원칙이다. 템플스테이 일정에는 예불, 108배, 염주 만들기, 참선 등 많은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참여를 강제하지 않는다. 모든 프로그램의 참여 여부는 절대적으로 참가자의 의사에 달렸다. 물론 여기서 자유는 방종이 아니다. 템플스테이는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시간인 만큼,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언행은 스스로 절제하고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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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템플스테이는 오후 3시에 시작한다. 수련복으로 갈아입고 나면 합장과 절하는 법 등 사찰 생활에 필요한 기본 예절을 배운다. 손바닥을 마주 대는 합장은 불교의 독특한 예법으로, 몸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예를 표하는 방법이다. 경내에서 인사를 하거나 법당에 들어가고 나갈 때, 또 절을 하기 전과 끝낸 후에는 합장한 채 허리를 숙여 합장 반배를 한다. 절은 무릎을 먼저 꿇고 오른손과 왼손을 차례로 내려놓은 뒤 이마를 바닥에 대고 두 손을 뒤집어 귀 밑까지 들어 올리는 순서로 한다. 절할 때 손바닥을 뒤집는 건 자신의 손으로 부처님의 발을 받든다는 의미로, 불가에서는 이를 ‘접족례(接足禮)’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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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템플스테이의 백미는 차담이다. 초의선사가 주석했던 차의 본향답게 직접 제다한 찻잎으로 우린 차를 맛볼 수 있다. 스님이 들려주는 초의선사의 ‘동다송’에 귀 기울이며 음미하는 차 한 잔의 여유는, 은은한 차향처럼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차담은 보통 차문화체험관에서 진행되지만, 초의선사가 기거했던 일지암이나 북미륵암 행선과 엮어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일지암까지는 도보로 25분, 북미륵암까지는 5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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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잎이 돋는 4~6월에는 대흥사 야생 차밭에서 손수 찻잎을 따고 덖고 비벼 나만의 차를 만들어 볼 수 있다. 2시간 품을 팔아 찻잎 500g을 따면 100g 정도의 차를 만들 수 있으니, 보통 고된 일이 아니지만 세상에 하나 뿐인 나만의 차를 만나는 기쁨은 들인 품 이상의 행복으로 돌아온다. 300캜가 넘는 가마솥에서 찻잎을 덖을 때는 안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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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든 연꽃등을 들고 스님과 사찰 산책을 하는 시간도 참가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어둠이 내린 숲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들이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산책 코스는 해탈문에서 주차장을 잇는 편도 1km코스. 1박2일 주말 체험형에 포함된 연꽃등 만들기는 첫째 날 저녁 예불 후 진행된다.


- 주소: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400

- 영업시간: 사찰 관람 상시 / 템플스테이 입소 15:00, 퇴소 11:30

- 문의: 061-535-5775

- 홈페이지: www.daeheungsa.or.kr/coding/sub1/sub1.asp



함께 들리기 좋은 여행지

1. 고산 유선도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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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윤선도 박물관은 조선 중기 문인이자 유학자인 윤선도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는 공간이다. 박물관에는 ‘어부사시사’를 비롯한 고산의 시문과 서화, 유품 등이 전시돼 있어 그의 예술 세계를 폭넓게 살펴볼 수 있다. 영상자료와 체험 전시도 마련돼 있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윤선도가 만년에 거처했던 녹우당과 천연기념물 팽나무가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함께 돌아보기 좋다.

- 주소: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 녹우당길 130

- 영업시간: 09:00~18:00

- 문의: 061-533-5548

- 홈페이지: https://gosan.haenam.go.kr


2. 두륜산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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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륜산 케이블카는 해발 570m 지점에서 고계봉 인근까지 약 1.6km 구간을 운행한다. 편도 7~8분이 소요되며, 상부정거장에서 전망대까지는 260m 정도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고계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모습이 장관이다. 날씨가 좋으면 제주 한라산까지 보인다. 고계봉에서 오심재, 북미륵암을 거쳐 대흥사로 돌아오는 코스를 걸어볼 수도 있다.

- 주소: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대흥사길 88-45

- 영업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

- 문의: 061-534-8992

- 홈페이지: www.haenamcable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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