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10
일러스트는 시선을 붙잡기 위해 어느 부분을 과장한다. 아이디어든. 표현이든 신선한 생선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글도 일러스트처럼 첫머리에 이 신선함을 던져야 한다. 독자가 궁금하게 관심을 가지게.
일러스트에서 신선함을 고민할 때 무엇을 고민하나 되짚어 보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림인지? 익숙하게 보이지만 어딘가 다르게 표현되었는지? 재미는 있는지? 감동이 있는지? 표현은 세련되었는지? 이런 모든 고민을 글에 그대로 가져와도 된다. 이만교 선생님이 글쓰기 공작소에서 말한 ‘생각 문장’을 쓰기 위해서 당연한 노력이다.
그런 고민이 담긴 ‘생각 문장’이 글 전체에 한 문장만 있어도 훌륭한데 여러 군데 나온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소름 돋는 일인가. 일러스트 고민과 같은 질량의 고민을 하며 글을 써보자. 물론 글은 그림처럼 백지에서 출발할 순 없지만 쓰면서 고민의 농도를 짙게 하자는 얘기다.
글의 개요를 짜서 순서를 배치해 극적 순간을 불러오는 플롯도 그림 그리면서 어렴풋이 느낀 점이다. 어디를 키우고 어디를 줄이고 어디를 많이 표현하고 어디를 덜 표현하고 이런 과정 모두 글에 적용할 수 있을 테지. 결국 창작은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 고민으로 앉아서 밀어가는 게 창작이다. 일필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