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북이 진짜 책으로 다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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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
2021년 10월 25일, 세 번째 에세이가 정식 출간되었다.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라는 제목은 실제 내가 겪은 에피소드이다. 깊은 우울에 지쳐 삶을 포기하기 위해 사놓았던 번개탄. 결국,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언제 쓸지 몰라' 그 번개탄을 버리지 않고 집 어딘가 숨겨두었다. 그리고 몇 년 뒤, 결혼기념일. 나와 남편은 차박을 가기로 하고 짐을 한가득 꺼내 쌓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내가 숨겨놓은 번개탄도 함께 있었다.
"집에 번개탄이 왜 있을까?"
"그... 글쎄?"
남편은 내 마음을 다 알고서도 모른 체했다. 나도 다 알고서도 모른 체 했다. 죽음을 위해 사두었던 번개탄은 그날 캠핑장에서 뜨겁게 타올랐고 두꺼운 토마호크를 먹음직스럽게 익혀냈다. 그래, 저거 원래 저렇게 쓰는 거긴 하지. 아니, 사실 그 전엔 고기 구워 먹는 용도도 아니긴 했지만, 어쨌든. 나와 남편은 치이익 익어가는 고기를 입에 머금으며 웃었다. 죽으려고 사 둔 것을 살기 위해 먹는 용도로 사용하다니. 아이러니함과 어딘지 모를 블랙코미디. 나는 그것이 삶과 죽음, 그 둘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번개탄은 살기 위해서도, 죽기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는 인생이 담긴 물건이었다.
브런치 북이 책이 되다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의 처음 기획된 제목은 '건물주는 사양하겠습니다'였다. 평소 내 브런치를 본 분들이라면 예측하다시피, 브런치 북으로 미리 발간된 원고이기도 하다. 처음 기획은 2030 세대가 살아가는 다른 삶의 형태를 보여주고자 했다. 너무 돈에 얽매이지도 않고, 적당히 마음 편하게 살고, 하고 싶은 일에 주저하지 않는 그런 2030. 그렇기에 남들 다 원하는 건물주도 사양하겠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것저것 집값 떨어질 생각과 입주자의 원성(?)을 견디기엔 너무 피곤한 일이 아닌가 싶어서(이건 내가 건물주가 아니라 모르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준비하면서 원고의 방향은 전혀 다른 방향을 향했다. '라이프 스타일'에서 '공감'과 '위로'로 키워드를 변경해 삶과 죽음을 적절하게 담아내며 너무 울지도 너무 웃지도, 그러니까 같이 살짝 슬펐다가 때로는 피식 웃어버리는 그런 책을 방향성으로 나아갔다. 이유는 원고 작업을 하는 동안 써진 단 하나의 꼭지 때문이다. 그 꼭지가 표제인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이다. 앞선 에피소드를 경험하고 이것은 꼭 글로 써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제목으로 잡았고 원고를 다시 정리했다. 그 덕에 원래 기초가 되었던 '건물주는 사양하겠습니다'에서 원고를 더하고 덜어내기도 했다. 완고 후 약 3개월의 퇴고 기간을 거쳤고, 출판사와 회의를 통해 수없이 수정, 그리고 완성을 지어냈다.
책과 함께 '건물주는 사양하겠습니다'를 함께 본다면, 책의 기획에 따라 얼마나 원고가 달라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목차 역시, 책의 주제에 맞춰 다르게 편집되었다.
본격 신간 소개_출판사 서평
‘헉, 웃어도 되나?’
돈과 일, 삶의 희망 등에 대하여 아찔하지만 피식 웃음 짓게 하는 40편의 글.
저자는 많이 아프고, 많이 우울하고, 가진 것이 많지 않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며 버둥대지만, 나름의 긍정으로 심각한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게 써 내려간다. 때론 농담 같지 않은 농담으로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지만, 속내는 다른 사람 역시 서로의 아픔을 얘기하면서 웃으며 대화할 수 있기를 바라서다. 농담으로 상처를 말할 수 있을 때, 상처가 더는 상처가 아님을 알고 있기에.
한없이 평범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남들에게 터놓고 얘기하지 못하는 상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그래, 그럴 수도 있어.”라는 무심한 위로가 필요하다. 그런 무심한 위로가 스스로에게서 위안거리를 찾아내니까.
《번개탄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는 그렇게 약점을 숨기려고 온갖 노력을 하던 혼자 쟁이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의 글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으며 죽음과 삶의 경계선을 넘나들고 있지만, 우울하면 우울한 대로, 조금이라도 기쁘다면 기쁜 대로 흐르듯 살아간다. 그리고 오늘도 농담을 던진다. 으스스하고 어이없는 죽음 농담. 거기에 덧붙인다. “어쩌다 내 농담을 직접 듣게 된다면, 편하게 웃으셔도 됩니다.”라고.
일러스트_JUNO
알 수 없는 고독하고 공허한 감정들, 이중적으로 느껴지는 혼자만의 마음속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쓰고 그린 책에 『그래도 좋은 날』, 『좋아서 웃는 건 아니에요』, 『오늘도 집사는 마감 중』 등이 있다.
Thanks to
주변에선 책이 나왔다며 축하해주었다. "이제 마음 편하시겠어요!"라고 하는데 나는 멋쩍어 웃어 보인다. 책이 나오는 것은 끝이 아닌 시작을 알리는 신호음이다. 이제 이 자식 같은 책을 껴안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자식 자랑을 해대야 한다. 지금 보고 계신 것처럼 내 자식이 최고다! 를 계속 외쳐야 하는 처지다. 실제로도 이번 책이 세 번째이지만, 처음같이 설레며 또 막막하다.
가장 감사한 것은 역시 출판사 소울하우스다. 섬세하게 일정을 체크하고 신경 써주셨다. 무엇보다 책의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쓴 것이 느껴진다. 싸인본 작업이 끝나고 수고했다며 대표님께서 사준 소고기도 맛있었다. 디자인과 홍보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하나의 책을 위해 일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옆에서 같이 얻어먹은 남편에게도 감사하다.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사람이다. 또 책이 나오기 전 퇴고 때 글을 봐주었던 많은 주변 분들에게 감사하다. 덕분에 글에 빠지지 않고 적절히 흘리고 적절히 담으며 퇴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부터 감사해야 할 독자분들. 책을 구매해 주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그러니까, 인간에게 소중한 '감사'라는 마음을 받고 싶으시다면, 책을 구매해주시면 된다는 엄청난 결론으로 끝이 난다. 교묘하게 다시 내 책을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은 이해해주시길. 이렇게 많은 사람의 노력이 들어간 소중한 자식 같은 책이니.
북 토크 일정도, 다양한 활동도 있으니 많이 함께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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