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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하는 스노우 Feb 03. 2023

업사이클링

드로우앤드류 두번째 책

최근 2030 세대들에게 각광받는 주제가 하나가 있다. 바로 덕업일치다. 덕업일치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운동 관련 종사자가 되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집필하거나 책과 관련된 종사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각종 SNS나 유튜브를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직업으로 삼고, 심지어 돈을 버는 것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덕업일치를 생각할 때, 드로우앤드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다. 드로우앤드류는 처음에 디자이너로 시작했다가 현재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가다. 그는 <럭키드로우>라는 책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고, 그 일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는지를 담았다. 그의 책뿐만 아니라 그가 운영하고 있는 드로우앤드류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덕업일치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담아내고 있다.


<업사이클링>이라는 책은 <럭키드로우>의 확장판이다. <럭키드로우>라는 책을 통해 드로우앤드류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담았다면, <업사이클링>은 8명의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아 자신의 꿈을 어떻게 실현시켜나가고 있는지 세세하게 기록한 책이다. 다양한 직업군과 각기 각색의 스토리가 나오기 때문에 독자들 입장에서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인상적이다. 드로우앤드류는 북토크도 많이 해봤고, 강연도 자주 한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QnA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또 추천해 주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항상 질문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개개인의 상황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통용할 수 있는 답변을 제시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업사이클링>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처럼 좋아하는 일을 통해 어려움도 극복해나가고, 꿈을 실현시켜나가는 이들의 스토리를 담았다. 그래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상황에 적용시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대목은 송희구 작가의 이야기다. 송희구 작가는 직장인이지만 꾸준히 자신의 취미를 발전시켜 <서울 자가에 대기업에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시리즈를 집필한 사람이다. 실제로 대기업에 재직 중인 송작가는 직장을 다니면서 꾸준히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노력하고 시간 투자를 했다. 독서를 많이 하고, 블로그에 글을 썼다. 7년간 투자한 결과, 운이 좋게 자신이 포스팅 한 글들이 빛을 바라게 됐고, 책으로 출간되는 경험을 하게 됐으며, 현재는 드라마 제작사, 영화 제작사의 문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송작가의 이야기가 와닿는 이유는 가장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서 적성과 흥미에 맞는 직업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고구려>의 저자 김진명 작가는 그의 에세이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 교육의 내용이 학생의 편이 아니라 정부의 편에서 기획되고 시행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각자의 적성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지기 힘들고 오히려 적성을 망치기 일쑤이다. 음악이나 언어 등에 재능이 있는 학생이 꼭 수학을 잘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매일 수학을 가르치고 꼬박꼬박 수학 시험을 쳐 기어이 성적 불량 학생이나 낙오자로 만들어 버린다.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p71


이런 환경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업으로 삼는 것 정말 쉽지 않다. 또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고 해도 그 일이 경제적 수단으로 넉넉하지 못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 작가를 하거나 책을 좋아해서 책을 쓰는 작가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들이 그 일로 얼마나 벌 수 있을까? 한 기사에 따르면, 최승자 시인은 훌륭한 시를 쓰고도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냈다. 또한 작가의 특성상 작업 기간이 길지만 판매가 불확실하고, 후불로 인세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 운의 영역이 상당 부분 차지할 가능성이 높으면 직업으로 삼기가 선뜻 어려워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송작가처럼 안전한 경제적인 수단을 확보해놓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투자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아하는 분야여도 경제적인 수단으로서 가치가 없다면 너무 리스크가 크다. 송작가는 7년 동안 책을 읽고, 글을 썼다고 한다. 이렇게 어느 정도 임계점을 넘기는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만약 송작가가 현재 직장을 퇴사하고 글만 썼다면 그동안 버틸 수 있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업사이클링>의 저자 드로우앤드류 또한 디자이너로 10년 동안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시켜 성공한 케이스이다. 무엇보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다.


덕업일치가 되면 너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그렇지 않은 경우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행동한다면 남들보다 더 좋은 성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생계를 꾸려나가고, 자신의 가정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좋은 결정을 내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에 충실한다면 그게 바로 만족하는 삶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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