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영상 제작의 모든 것
9. 조명이 노래요(2)
<기획도하고 촬영도하고 편집도하고 디자인도하고 모션그래픽도하는 영상피디가 알려주는 광고 영상제작의 모든 것>
9. 조명이 노래요(2)
내가 새로 입사한 곳은 출판사였는데 요리 관련된 서적만 출간하는 곳이었다.
(푸드 콘텐츠에 관해서는 뒤에 따로 얘기하겠지만
나는 직장생활의 반 이상을 푸드 콘텐츠와 관련된 곳에서만 일했었다.)
요리 서적만 출간하니 당연히 촬영도 요리에 관련된 것만
찍게 되었는데, 여기서 조명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내가 추천해서 사게 된 조명은 젬볼, 텅스텐으로 된 엄청 큰 풍선 같은 조명이었는데.
주로 사무실 안 부엌? 거실? (오피스텔 하나를 빌려 사무실처럼 쓰고 있었다.)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그 협소한 공간에 어마어마하게 크고 뜨거운 젬볼을 켜는 순간
모든 게 노오-랬다.
그때는 색보정하는 것도 익숙지 않았던 때라 굉장히 당황했지만
언제나처럼, 당황하지 않은 척, 다 수가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촬영에 들어갔다.
조명을 끄면 너무 어두워지고 조명을 켜면 노-오래지니 첩첩산중이었다.
조명을 최대한 멀리 둘 수 있는 곳에 두고 화이트발란스를 5000K 이상으로 올려
나름 방법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광고주들도 만족할만한 콘텐츠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불만족이었다.
영상에 있어선 욕심이 많은 편이라
고민 고민을 하던 중 젬볼은 살짝 묻어두고
몰래 LED를 대여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