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루 Dec 16. 2020

광고 영상 제작의 모든 것

13. 에프터이팩트 에피소드

<기획도하고 촬영도하고 편집도하고 디자인도하고 모션그래픽도하는 영상피디가 알려주는 광고 영상제작의 모든 것>


13. 에프터이팩트 에피소드


그 일을 맡지 말았어야 했다.


3개월의 짧은 인턴 생활이 끝나고 잠깐의 휴식을 즐기고 있을 때였다. 인턴을 하던 곳의 상사에게서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00 씨, 잘 지내죠? 우리 진행하던 00 업체에서 영상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모션그래픽 영상이거든요~ 프리랜서로 해줄 수 있겠어요?”


당시 나의 경력은 인턴 생활 3개월이 전부였다. 촬영은 물론이거니와 당시엔 유튜브가 활성화되지 않아 편집도 혼자 더듬더듬, 에프터이펙트는 심지어 열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모션그래픽이라니! 거절했어야 했다.


“네! 가능합니다!!”


가능은 개뿔. 진행상황은 이러했다. 이전의 피디가 작업해 놓은 파일과 새로 디자인된 파일을 가지고 비슷한 류의 제품 홍보 모션그래픽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작업 기간은 2주 정도 되었고 금액은 30만 원이었다. 아빠 찬스로 산 아이맥엔 파이널 컷, 어도비 프리미어, 포토샵, 에프터이팩트가 깔려있었고 모든 프로그램을 동원해 영상을 완성해야 했다. 어도비가 서로 연동되는지 몰랐던 나는 에프터이펙트에서 아주 약간의 움직임 효과를 준 뒤(이전 피디가 준 효과도 그대로 가져다 썼다) 한 페이지씩 하나하나 출력해서 프리미어에 가져오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곤 프리미어에서 출력한 파일을 파이널 컷으로 가져와서 트랜지션 효과를 넣었다. 왜냐면 파이널 컷에 트랜지션 프리셋이 많아서 그거라도 넣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출력된 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첫 단계인 에프터이팩트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00 씨. 업체에서 안에 들어간 영상 화질이 왜 이렇게 떨어지냐는데, 왜 그런 거예요?”


물론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는 원래 영상이 그런 거 아니냐는 뻔뻔한 답변을 내놓았고 몇 번을 고치고 고쳐도 영상의 화질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화질만 가지고 장작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00 씨, 00 업체가 화가 많이 났는데 이거 진짜 방법이 없을까요? 나 진짜 너무 힘들어요.”


업체에 시달려 고통을 호소하던 상사는 장문의 문자와 울먹이는 목소리로 끊임없이 연락해 왔고 나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날 며칠을 밤낮으로 매달렸다. 그러던 중 내가 영상을 잘못 출력하고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되었고 문제가 해결되자 상사는 원망이 가득 담긴 장문의 또다시 카톡을 보내왔다. 그렇게 짧은 영상 한 편이 3개월이 지나서야 마무리되었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 죄송한 마음이 크다.


그리고 7년 뒤,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담당하는 업체 중에 00 업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연히도 나는 00 업체의 모션그래픽 영상을 담당하게 되었다. 다시금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지금은 그때의 내가 아니었다. 떨리는 첫 영상이 완성되었다.


(메신저 띠링)

“00 씨, 00 업체에서 이번 모션그래픽 영상을 좋게 봤나 봐요. 한 달에 한 건씩 제작하기로 했어요!”

“00 씨, 이번에 급건으로 제작된 00 업체 모션그래픽 영상을 그쪽 대표님이 굉장히 좋아하셨다고 하네요. 급건이었는데 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부끄러운 기억이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감회가 새로웠고 나의 성장이 내심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노루의 야매 클래스>


2D, 3D 모션그래픽? 인포그래픽?


프로덕션이 아닌 이상 일반 회사에서 모션그래픽을 만질 일이 크게 없다. 나 같은 경우도   오랜 기간 에펙을 만지지 않다가 최근 들어 에펙으로 많은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 모션그래픽 작업은 인포그래픽에 가까운데 2D로 제작된 일러스트나 포토샵의 이미지를 상하좌우로 움직이고 텍스트에 효과를 주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있어 보이는 모션그래픽 팁을 몇 가지 소개한다.



1. 인물 또는 사물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0->100으로 스케일을 조정하는 것보다 0->110->100이 있어   보인다.

2. 모든 키프레임에 F9키를 눌러 등장을 부드럽게 만들어라.

3. 배경을 통일시켜 다음 장면과 연결된 느낌을 줄 것.

4. 음악과 트랜지션의 싱크를 맞춰라.

5. 텍스트 효과는 무료 프리셋을 꼭 다운로드하여서 쓸 것. 생각보다 좋은 프리셋이 굉장히 많음.





이전 20화 광고 영상 제작의 모든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