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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루 Feb 09. 2021

광고 영상 제작의 모든 것

51. 망각하고 싶었던 현실

<기획도하고 촬영도하고 편집도하고 디자인도하고 모션그래픽도하는 영상피디가 알려주는 광고 영상제작의 모든 것>


51. 망각하고 싶었던 현실


"어? 여기는 촬영하시는 분이 여자 분이네요?"


촬영에 나갔을 때 심심치 않게 들었던 말이다. 웃으며 네 라고 대답하지만 그 사람들의 의중은 대략 몇 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언니들은 젊을 때 몸 막면 나중에 힘들다고 적당히 하라고 했지만 적당히 하고 싶진 않았다. 웬만한 무거운 장비는 혼자 들었고 촬영장에선 힘들다는 얘기는 입밖에 꺼내지 않았다.(표정이나 몸짓에선 드러났을 수도 있지만!)


얼마 전 디자인회사에서 과장을 맡고 있는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는 내가 회사 일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에 신기해했다.


"너는 회사 다니지.. 클래스 101? 거기서 모션그래픽 배우지.. 채소다방? 친구들이랑 책도 냈지, 글도 쓰지. 외주도 하지? 어떻게 그래?"


"나는 솔직히.. 모션그래픽 배우고 있는 건 내가 더 공부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있는데,  내가 만약 결혼하고 애 낳으면 아무도 나한테 촬영을 안 맡길 것 같아... 그래서 대비를 한다는 마음도 있어. 글 쓰는 거나 친구들이랑 책 낸 것도 그렇고.."


모두 재밌어서 내가 벌인 일들이지만 무언가 대비를 해야 한다는 마음이 계속해서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준비해놓으면 나중에 무언가를 놓아야 할 때 다른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망각하고 싶었던 현실이

진짜 현실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우리 읏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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