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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루 Dec 21. 2020

광고 영상 제작의 모든 것

17.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긴 버전)

<기획도하고 촬영도하고 편집도하고 디자인도하고 모션그래픽도하는 영상피디가 알려주는 광고 영상제작의 모든 것>


17.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긴 버전)



이 글은 12, 15번 글의 긴~버전입니다.




포토샵을 언제부터 만졌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렸을 적부터 블로그를 뒤져가며 ‘포토샵으로 모래알 글씨 만들기’, ‘포토샵으로 부서진 글씨 효과 만들기’ 등등 포토샵으로 무언가 만들어내는 걸 즐겼었다. 그래서 회사에 입사했을 때도 포토샵을 사용하는 것이 낯설지 않았고 사용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주변 감독님들 중에 포토샵을 다룰 줄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았지만..


내가 다녔던 회사들은 디자이너가 없거나 있긴 했지만 영상디자인 보단 웹디자이너, 출판디자인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이었다. 아무래도 야매로 포토샵을 다루는 나보다야 디자이너가 만드는 게 퀄리티 면에서 훨씬 높기 때문에 영상에 들어갈 디자인을 따로 요청하곤 했다. 하지만 그분들은 대부분 맡은 업무가 따로 있었고 나를 백업해주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때부터였다.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제가 할게요!”


디자인 경험이 없는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레퍼런스 서치였다. 한 영상 안에 들어갈 타이틀 자막을 만들기 위해 수 백 가지의 영상을 찾았다. 괜찮은 레퍼런스를 찾으면 최대한 비슷하게 제작에 들어갔고 컬러, 타이틀 정도만 바꿔서 영상에 넣었다. 회사에서 반응은 음.. 나쁘지 않았다. 실력이 좋진 않았지만 디자인에 흥미도 생겼다. 점차 실력이 늘자 응용력도 생겼는데, 레퍼런스를 찾되 전체 틀 정도만 가져오고 그 안에 쉐입이나 컬러 배치 등등 내 영상에 맞게 바꾸기 시작했다. 그래도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만족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디자인 팀장님한테 컨펌을 받으면서 꼼꼼히 피드백을 받기 시작했다. 그분들의 피드백은 디자인을 하는데 큰 자산이 되니 꼼꼼히 알아둘 필요가 있었다.


영상에 실제로 많은 디자인이 필요하진 않다. 어쩌면 프리미어 안에 자막 틀만 사용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기업에 납품을 해야 하는 영상들은 어느 정도의 퀄리티 있는 자막 디자인이 들어가야 한다. 영상은 움직이는 이미지이고 그 안에 수많은 컬러가 담겨있기 때문에 영상 촬영 시 자막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영상 편집 시 자막 넣을 공간이 없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나는 주로 하단에 충분한 자막 공간을 두고 촬영하는 편이고 필요시 좌, 우 여백도 고려해서 촬영한다. 많은 기업들의 피드백을 받아본 결과 가장 중요한 점은 자막이 잘 보여야 한다. 내가 푸드 관련 광고 영상을 제작할 시 대부분의 업체들은

제품의 장점이 모두 영상 안에 텍스트로 들어가길 바랬다.


“우리 00 업체의 프라이팬은 도자기 소재의 세라믹으로 제작된 건강한 팬으로서 과불화 화합물을 포함하지 않고 열 전달력이 뛰어나며 프로페셔널 코팅으로 눌어붙지 않는 특징이 있어요!”


위와 같은 텍스트가 5개 정도 더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가? 해결책은 우리 쪽에서 제시해야 한다.

영상 시간이 늘어나더라도 일단 모든 자막을 쪼개서 영상 화면에 하나씩 나오게 해야 한다.


“우리 00 업체의 프라이팬은 1. 도자기 소재의 세라믹으로 제작된 건강한 팬으로서 / 2. 과불화 화합물을 포함하지 않고/ 3. 열 전달력이 뛰어나며/ 4. 프로페셔널 코팅으로 눌어붙지 않는 특징이 있어요!”


자막이 많아진 만큼 디자인에도 많은 시간이 들어가겠지만 주로 톤 앤 매너를 맞춰 제작하기 때문에 하나만 제작해 놓으면 나머지는 텍스트만 교체하면 되니 제작하기가 쉬워진다.

일반 회사는 하나만 잘해선 적응하기 쉽지 않다. 촬영, 편집, 디자인까지 할 줄 아는 사람을 더 필요로 하며 실제 면접 시에도 “디자인도 할 줄 아시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될 것이다.

어설프더라도 지금부터 포토샵 더 나아가 일러스트까지 조금씩 만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노루의 야매 클래스>


디자인을 더 쉽게 하는 방법!


디자인이라고 해서 엄청난 기술을 요하지 않는다. 난 아직도 포토샵 단축키를 모른다. 그냥 내가 편한 대로 작업하면 그만이다. 내가 전해주고 싶은 팁은 아래와 같다.



1. 영상 디자인 레퍼런스를 찾을 때 유튜브보다 비메오(vimeo)를 추천한다.

2. 회사에서 디자인 소스 공유 사이트(ex클립아트코리아)를 사용한다면 그걸 다운로드하는 게 내가 한 것보다 낫다.

3. 컬러 매치는 감으로 하지 말고 컬러칩을 검색해라.

4. PSD 파일을 프리미어에 가져올 땐 ‘컨트롤 + 알트 + 쉬프트 + S’를   기억해라.

5. 정렬을 반드시 꼭 맞춰라.

6. 글꼴은 통일하라.

7. 텍스트의 강 약은 오퍼시티 조절 또는 같은 컬러에서 색을 약간 다운시킨다.

8. 오버하지 마라. 심플 이즈 더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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