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영상 제작의 모든 것
4. 촬영 사고 친 날(1)
<기획도하고 촬영도하고 편집도하고 디자인도하고 모션그래픽도하는 영상피디가 알려주는 광고 영상제작의 모든 것>
4. 촬영 사고 친 날(1)
편집이 좋아서 편집이 재밌어서 영상 일을 지망했던 거지
내가 촬영을 하게 될 줄 몰랐다.
인턴 시절에도 카메라를 잡았지만 나의 역량이 엄청나게 필요했던 촬영은 아니라서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한 건 처음 정규직으로 입사했던 바이럴 마케팅 회사였다.
캐논 5dmark3을 쓰는 곳이었는데 세팅은 주로 선배가 해놓은 세팅 그대로 촬영에 임했다.
그렇게 선배를 쫄쫄쫄 따라다니며 서브 캠으로 촬영을 하며 입사 한 달이 되어갈 때쯤
회사에 도착했는데 옆에 있는 선배가 끙끙 앓고 있었다.
장염에 걸렸는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책상에 누워있던 선배를 보며
나는 생각했다.
'선배, 오늘 촬영은요?'
아픈 선배 앞에서 차마 말을 못 하고 어서 집에 가서 쉬시라고 등 떠밀었다.
"쉬세요.."
그렇게 처음으로 큰 촬영을 혼자 메인으로 맡게 된 것이다.
성형외과 리얼스토리 촬영이었는데 모델을 데리고 병원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접수하는 모습, 상담받는 모습, 병원 둘러보는 모습, 수술하는 모습까지..
내용만 보면 간단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깨에 숄더 리그만 찰 줄 아는 내가
혼자 찍기엔 무리이긴 했다.
하지만.. 이럴 때 어리숙한 티를 내면 업체에 들통날 게 뻔하니 능숙한 척을 해야 했다.
"네 여기서 상담받으시는 모습 찍을 건데요.."
"아 여기는 얼굴 클로즈업이라 밝은 표정이요.. 네네 좋아요~"
"네 저쪽 한 번 봐주시고요.. 좋습니다~^^"
그렇게 반나절의 촬영을 어렵게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드디어 모니터에 영상을 띄웠다.
노오랬다.
놀랬다가 아니고. 노란색. 옐로. 컬러 이즈 옐로.
선배가 화이트 밸런스 맞추는 걸 얼핏 봐서 나도 얼핏 설정했는데
얼핏 카메라로 보기엔 괜찮았는데?
사고를 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