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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이름 짓기

by aliceheeyoung

계약금을 쏜 그날부터 고민은 한의원 상호명이었다.

다른 한의원과 중복되지 않고, 부르기쉬우며, 환자의 회복에 긍정적 영향력을 줄수 있는 이름!

따뜻하고 온화하며 치료에 대한 진심을 담을 수있는 상호를 원했다.

가족들, 특히 남편은 휴무 때면 아이디어를 쥐어짜내야 하는 고문(?)을 당했다.


물론 오래전 부터 생각해 뒀던 이름이 있긴했다.

선비한의원 여기우리한의원(줄여서 여우), 팔도제일 한의원 등등

그러나 막상 정하려보니 고리타분하다, 어렵다,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변인들에 퇴짜를 맞았다.


GPT의 도움을 받아 볼까하여 1주일간 내리 명령어를 수정하며 추천을 받았으나 중복된 상호명이 많고 특이한 것은 뜻도 어려워 와닿지않았다.


천주교인 내가 작명소나 스님을 찾아갈까 생각할 정도로 간절했다.


예쁜 이름도 좋지만 내가 구상해온 한의원과 한의사인 나와도 맞는 이름이 단순작명을 넘어선 브랜딩에 도움이 될터였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환자들은 그리고 주변인들은 나를 어떤 한의사로 보아왔을까를 고민했다.


첫번째 떠올랐던 건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

간호사 면접을 봤을 때 일이다. 본인을 한마디로 소개하라는 질문에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 이라고 설명했더니 그래보인다며 웃음을 보였던 간호부장님.

수술실 간호사 퇴사시 동기들이 준비한 영상편지에서 “희영이는 주변사람들에 밝은 에너지를 주어 함께 으쌰으쌰 일할 수있는 동기가 되었다.”며 아쉬움에 눈물보이신 수간호사선생님이 생각났다.


두번째는 “씩씩한 한의사”

까다로워보였던 오십견 환자분, 목디스크로 고생하셨던 오십대 남자환자분 두분은 대표원장님이 아닌 나에게만 치료를 받으려 하셨는데 씩씩한 모습이 좋아 꾸준히 치료 해보겠다고 결심했단다.


에너지와 용기를 결국엔 나를 찾게될 환자들에게 주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그래서 정하게 된 이름이 힘이나한의원!!


치유의 기운이 흐르는, 사람냄새나는 한의원

남녀노소 구분없이 모두가 본인의 위치에서 보다 나은 건강을 꿈꾸게할 이름이다.

남편과 내가 잠들기 전 이마를 탁 친! 바로 그 이름


일상의 몸과 마음에 힘을 보태줄 수있는

봄과 같은 따스함과 씩씩한 에너지가 함께하는

그런 한의원을 매일 꿈꾸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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