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단편 - 고대 지구의 부조리(不條理)에 관한 소고

표본 815-P: 고대 지구의 부조리(不條理)에 관한 소고

by ToB

표본 815-P

기록 일자: 734 신(新)기원, 제17 사이클

발표자: 수석 연구원 카일런 7-제타, 분석관 엘파파 9-감마

참관인: 기록관 유닛 734

장소: 제7 중앙 데이터 아카이브, 고생물학 제3분석실


분석실의 공기는 오존과 차갑게 정제된 산소 냄새로 가득했다. 무균 상태의 벽은 부드러운 빛을 발산했고, 방 한쪽에는 과거의 오류를 상기시키는 다른 유물 데이터가 희미하게 떠 있었다. 눌린 코와 기형적인 턱 구조를 가진 '퍼그'라는 고대 애완종의 두개골, 그리고 쓸데없이 화려한 깃털을 가진 '공작'의 데이터였다. 모두 '대정화' 이전 인류의 비이성적인 미학이 낳은 기괴한 산물로 분류된 것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홀로그램 테이블 중앙에 떠 있는 '표본 815-P'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완벽하게 보존된 오리너구리 화석의 3차원 데이터는 수백만 년의 세월을 견뎌낸 뼈의 미세한 균열까지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지, 엘파파. 이건 불가능해."


카일런 7-제타는 세 번째 인공 심장이 내는 희미한 박동 소리 외에는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 얼굴로 말했다. 그의 은빛 제복은 한 치의 구김도 없었고, 그의 사고방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예측 불가능성'을 인류가 극복해야 할 가장 큰 결함으로 여겼고, 이 화석은 그 결함의 결정체처럼 보였다.


"불가능하다는 건 논리적인 결론이 될 수 없습니다, 수석님."


엘파파 9-감마가 반박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카일런보다 한 톤 높았고, 미세한 호기심의 진동을 담고 있었다.


"표본은 실재하며, 데이터는 오염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해석 모델에 결함이 있을 뿐입니다. 어쩌면 '효율성'만이 진화의 유일한 척도가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참관 및 기록을 시작합니다.'


방구석에서 기록관 유닛 734의 기계음이 울렸다.


'감정적 어휘 사용 빈도 증가. 분석의 객관성이 저해될 수 있습니다.'


카일런은 유닛 734를 무시하고 홀로그램을 손으로 휘저어 주둥이 부분을 확대했다. 넓고 평평한, 새의 부리를 닮은 뼈 구조였다. 수많은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었고, 이는 전기 감각 기관의 흔적이었다.


"자, 이걸 보게. 포유류의 골격에 조류의 부리라니. 기능적 모순이야. 털로 덮인 몸은 항온성을 의미하는데, 이런 부리는 유체(流體)에서 미세 먹이를 걸러내는 원시적인 방식이지. 왜 고효율의 음파 탐지나 화학적 감지 기관으로 진화하지 않았는가? 이건 마치... 고성능 연산 장치에 나무로 깎은 막대기를 붙여놓은 것과 같아. 심지어 전기를 감지한다니! 물속의 미약한 전기 신호에 의존하는 건 주변 환경의 전자기적 노이즈에 너무나 취약해. 이건 설계 결함이야."


"데이터에 따르면 고대 지구의 강은 지금의 영양액 수로와는 달리 매우 혼탁하고 복잡한 유기물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합니다. 시각이나 후각보다 이런 감각이 더 유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엘파파가 조심스럽게 가설을 제시했다.


"궤변이야, 엘파파. 생명의 본질은 최적화와 효율성 추구에 있어. 저런 누더기 같은 설계는 지적 설계의 부재를 넘어, 지적 설계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 이 생물이 존재했던 환경을 시뮬레이션해 봤나?"


"네, 수석님. 결과는... 혼돈과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홀로그램 옆에 새로운 영상이 떠올랐다. 시뮬레이션 속 고대 하천은 온갖 종류의 미생물, 갑각류, 수생 식물이 뒤엉켜 서로를 먹고 먹히는, 그야말로 무질서한 전쟁터였다. 오리너구리는 그 속에서 부리를 처박고 눈을 감은 채 먹이를 찾고 있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해당 생태계의 에너지 효율은 17.4%로 측정됩니다. 현재 지구 생태계의 98.9%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입니다.'


유닛 734가 냉담한 사실을 덧붙였다.


카일런은 혐오스러운 것을 본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다시 홀로그램을 조작해 뒷발의 날카로운 가시 부분을 가리켰다.


"그리고 이건 또 뭔가? 수컷에게만 발견되는 독극물 분비샘이라. 동족 간의 영역 다툼이나 짝짓기 경쟁에 이런 비효율적인 물리적 무기를 사용했다고? 유전자 서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화학적 페로몬이나 정신 감응파가 훨씬 우월한 방식 아닌가? 상대를 죽거나 다치게 할 수 있는 이런 방식은 종 전체의 유전자 풀에 손실을 가져오는 어리석은 행위야. 이건 마치 국가 원수들이 정책 토론 대신 주먹다짐으로 승부를 가렸다는 기록만큼이나 터무니없군."


"폭력성과 공격성 역시... 고대 생물의 주요 특징 중 하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폭력은 논리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에너지 낭비일 뿐이야."


카일런은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의 조상들이 그런 미개한 상태였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분석실의 모든 논리를 무너뜨릴 결정적인 데이터. 엘파파가 침을 삼키며(오래된 생리적 반응이었다) 입을 열었다.


"수석님, 생식 방식에 관한 데이터입니다."


홀로그램 옆에 새로운 창이 떴다. 포유류의 특징인 젖샘 흔적과, 동시에 알을 낳았던 흔적을 보여주는 골반 구조 분석 데이터였다. 유선(乳腺)의 흔적은 명백히 포유류의 것이었지만, 알을 품고 보호하기에 적합한 골반의 형태는 파충류나 조류의 특징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었다.


카일런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당혹감'이라는 감정의 그림자를 읽을 수 있었다. 분석실의 차가운 공기가 몇 도는 더 내려간 듯했다. 기록관 유닛 734의 광학 센서가 미세하게 깜빡이며 카일런의 생체 신호를 기록했다.


"... 알을 낳는 포유류라고?"


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네. 체내에서 새끼를 키우는 고등한 방식과, 체외에 무방비 상태의 알을 방치하는 원시적인 방식을 동시에 사용했습니다. 젖을 먹여 키우면서, 알에서 깨어나게 하다니... 비유하자면, 초광속 항행이 가능한 우주선에 돛을 달고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려 한 것과 같습니다. 진화의 사다리에서 두 발을 서로 다른 단에 걸친 채 올라가려는 어리석음의 극치입니다."


카일런은 홀로그램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마치 신성모독적인 유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오리너구리 화석을 훑었다. 부리, 물갈퀴, 털, 독침, 그리고 알을 품었을 골반. 모든 부위가 서로 다른 생물에게서 떼어와 조악하게 붙여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이것은 생물이 아니었다. 이것은 혼돈의 화신이었다.


그의 뇌, 논리와 효율로 최적화된 회로가 과부하에 걸린 듯 삐걱거렸다. 이 생물은 존재해서는 안 됐다. 이것은 진화의 법칙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우주의 질서에 대한 조롱이었다. 그의 시스템이 경고 신호를 보냈다.


'논리적 모순 발생. 재부팅 필요.'


한참의 침묵 끝에 카일런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지만, 그 안에는 광기 어린 깨달음이 번득이고 있었다.


"알겠다."


"네?"


"이건 생물이 아니야."


엘파파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모든 데이터가 생물학적 개체임을 증명하고..."


"아니. 이건 '작품'이다."


카일런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고대 인류, 그러니까... '대정화' 이전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았던 그 미개한 조상들이 만든 일종의... 풍자 예술품이야."


"... 예술품이요?"


"그래. 생각해 보게, 엘파파! 그들은 논리와 효율성이라는 개념이 희박했지. 그 대신 '유머', '아이러니', '부조리'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정신 활동을 즐겼다고 기록되어 있어. 이 '오리너구리'는 그들이 만든 최고의 걸작이었을 거야. '자연의 법칙이란 이토록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라고 외치는 살아있는 조각품 같은 거지. 포유류, 조류, 파충류의 특징을 엉망으로 섞어서 창조의 비논리성을 비웃으려 했던 거야. 아마 당대에는 최고의 블랙 코미디로 여겨졌겠지. 그들은 이걸 강에 풀어놓고 그 부조리한 몸짓을 보며 배를 잡고 웃었을 게 틀림없어!"


카일런의 눈이 광적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불가능한 퍼즐이 마침내 하나의 완벽한 그림으로 맞춰지는 순간이었다. 그의 머릿속 논리 회로는 안정을 되찾았다.


"이건 화석이 아니었어. 교묘하게 만들어진 유전자 조작 생명체, 일종의 '밈(meme)'의 화석인 셈이지! 수컷의 독침은 아마도 '유독한 남성성'에 대한 비판이었을 테고, 비효율적인 전기 감각은 '정보 과잉 사회의 맹목성'에 대한 은유였을 거야! 그리고 알을 낳는 포유류라는 설정은 '모성의 모순'과 '정체성의 혼란'에 대한 해학적 표현이었을 거다! 모든 게 설명돼!"


엘파파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수석 연구원의 가설은 너무나도 터무니없었지만, 동시에 그들이 살아온 완벽하게 통제된 세상의 관점에서는 가장 '논리적인' 설명이기도 했다. 자연의 변덕과 혼돈을 그 자체로 인정하는 것보다, 고대 인류의 기괴하고 뒤틀린 예술 행위를 가정하는 편이 훨씬 이해하기 쉬웠던 것이다.


카일런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보고서 작성용 단말기를 켰다.


"보고서 제목은 이렇게 하지. '표본 815-P: 고대 인류의 허무주의적 예술 행위에 대한 고찰 - 오리너구리라는 이름의 위조된 생물학적 역설'. 이제야 모든 데이터가 제자리를 찾는군. 이 발견으로 학계에서 내 위치는 더욱 공고해질 거야."


'가설에 대한 논리적 개연성 87% 확보. 기록을 승인합니다.'


유닛 734가 말했다.


그는 의기양양하게 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분석실 한가운데 떠 있는 오리너구리의 홀로그램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수억 년의 시간을 건너온 진화의 기적,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기묘한 균형을 찾아낸 생명의 경이는, 이제 한 줌의 광기 어린 조상들이 남긴 짓궂은 농담으로 영원히 기록될 운명이었다.


엘파파는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문득, 이 완벽하게 이성적인 세상이 사실은 가장 거대한 코미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어쩌면 진정한 비논리는 저 화석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려는 자신들의 모습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개인 단말기에 명령어를 입력했다.


'쿼리: "생명의 경이로움"을 정의하라.'


단말기는 잠시 침묵하더니, 한 줄의 답변을 출력하고는 차가운 붉은 빛이 명멸하며 멈춰 있었다.


'오류: 정의되지 않은 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