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송정 장명선 질문하고 단연 오늘 답하다.
*질시 [명사] 시기하여 봄
나의 질시는 말갛게 씻겨 내고 그 본연의 알맹이를 들여다보면 결국 죄책감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마음입니다.
자격지심은 내가 한 일을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이라는데, 내 자신이 나를 흡족하게 여기지 못하니 더 나은 것이 질시이니까요. 그 마음을 타고 타고 올라가보면 그 끝엔 나는 뭐하러 태어났나 까지- 나의 시작조차 의심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그러나 성공하지 못한 나도, 성취하지 못한 나도.
모두 가진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가지지 못한 나도 꽤 괜찮은 부분이 있는데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에 죄책감이 들어서. 그런 날에는 잠자리에 들어도 오래도록 머리맡이 시끄러워 잠 못 들곤 합니다.
그러니 나의 질시는 나를 초라하게 만든데 대한 죄책감입니다.
그래서 불쑥불쑥 그런 것이 속에서 올라올 때마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마음을 단속합니다. 질시의 날카로운 방향은 남이 아니라 나를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끝이 예리할수록 죄책감의 잔흔도 깊어지므로 애써 나는 그럴싸하다, 비교불가한 유일한 존재인데다가 심지어 꽤나 괜찮은 편에 속한다고 다독이곤 합니다.
2025년 송정화실 회원전 <Our Universe>의 작품준비를 위해 2024년 6월부터 시작된 송정 장명선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답을 기록한 단연 오늘의 작가노트에서 발췌, 편집함. 송정화실의 아워 유니버스 전시 도록은 전국 온오프라인 대형서점에서 구매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