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라는 약

by 채수아

감기로 가끔 고생을 한다. 내가 아플 때면 강력한 약이 되는 건 늘 남편의 사랑이었다. 괜찮냐는 카톡, 퇴근 후 챙겨주는 먹을거리, 따스한 눈빛...


내게 남편은 우산이고, 바람막이고, 약이었다. 우리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내게 주셨다. 하지만 정작 당신은 그런 남편이 없었다. 아버님은 어머님이 평생 돌봐야만 하는 어깨 위의 큰 짐이었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본 적이 없는 남편, 건강하지 못한 남편이었다.


따스하고 다정다감한 남편의 사랑을 느낄 때, 난 종종 어머니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떠올리며 죄송한 마음을 가졌다 한 많은 한 여인의 일생이었지만, 그래도 자식들을 잘 두어 어머님의 노후는 그리 외롭지 않으셨고,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것도 꽤 많으셨다.


어머님이 말기 암으로 입원 중이실 때, 나는 병실에서 울지 않으려고 자주 도리질을 했다. 하지만 가끔은 그게 어려웠다.


"오래 살아 뭐 하냐? 이렇게 몸이 괴로운데..."


컨디션이 매우 안 좋았던 날의 어머님 말씀에 난 왈칵 눈물을 쏟았다. 남편이라는 약은 없었지만, 그래도 자식 약, 며느리 약, 손주들 약이 어머니 인생의 마무리를 굳세게 지키고 있던 시간이었다.




어머니!

어머니 막내아들은 제게 잘해요.

예전보다 더 잘해요.


착한 아들, 효자 아들이어서

제가 힘들 때가 많았는데,

역시 착한 사람이 좋네요


아무 걱정 마시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사진 : 네이버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