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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수아 Aug 04. 2024

J에게

우리의 인연, 꽤 오래다. 그치? 참 예쁘고 능력 많은 네게 그렇게 상처가 많을 줄 몰랐어. 마음이 무척 아팠다. 네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하고 어릴 때부터 외로움을 빨리 가르쳐 주었던 너의 가족 이야기!


그래, 난 너의  언니가 되어주기로 마음먹었어. 아니다. 너의 엄마가 되려고도 했던 것 같아. 우리가 알고 지내던 20년 사이에 넌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지. 너만큼이나 상처가 많은 너의 남편, 그와 연결된 시댁 식구들과의 인연에서 넌 더 큰 외로움과 상처를 받곤 했지.


네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난 언제든지 달려갔어. 네가 울면서 이야기를 하면 나도 함께 울었고, 네가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온 날이면 내 마음이 아프다 못해 몸까지 아픈 경험도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네가 자주 하던 말이 있어. 친한 친구들이 자꾸 떠나간다고, 점점 외로워진다고. 그 말이 나를 네게서 떠나지 못하게 했을지도 몰라. 그래서 내가 너를 더 지켜주어야 한다고 다짐했을 거야.


그런데 말이야! 나도 이제는 너를 떠나고 싶구나.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조금씩 느끼고 있었어. 사람들이 왜 자꾸 너를 떠나는지. 그래서 마음이 아파. 너의 이기심과 배려심 없는 태도와 말을 옮기는 행동(그건 꼭 고쳤으면 좋겠다)으로 내가 좀 힘들구나. 아니, 많이 힘들구나!  주기적으로 그런 순간은 내게 왔고, 난 그래도 너를 사랑해야 한다는 숙명 같은 걸 느꼈는지 그 시간이 꽤 오래 여기까지 흘러왔다.


내 마음이 또 너를 향하게 되는 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어. 지금은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지만, 나 좀 떨어져 있을게. 나, 너를 좀 잊고 있을게. 왜냐하면 내가 자꾸 너로 인해 상처를 받는데, 지금은 내 마음이 너무 많이 아파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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