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 기획 : 집의 포토존을 설계하는 법

집을 '찍고 싶게' 만드는 1㎡의 기획

by 오륜록

우리는 좋은 공간을 만나면 항상 같은 행동을 한다.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는 행동은 곧
이 장면을 기억하고 싶다는 말이고,
이 장면을 다른 누군가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는 뜻이다.


이렇게 누군가의 마음에 ‘딱’ 박히는 공간의 지점을
우리는 '포토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건 단지 예쁜 장식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보다는 시선이 정지하는 한 점, 감정이 응축되는 장면을 만드는 작업에 가깝다.


우리는 그 ‘한 점’
즉, 닷(dot)을 기획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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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포토존이 중요한가?


집 전체가 예뻐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집이 ‘기억되는’ 방식은 대부분 단 한 장면에서 시작된다.


거실 한 켠의 그림 아래 놓인 1인 소파


부엌 선반 위의 미니화병과 무드등


침대 옆 창가에 놓인 독서 조명과 책 한 권


그 포인트는 공간 전체의 인상을 이끈다.
마치 얼굴에서 눈썹의 모양이 전체 인상을 좌우하듯,
닷(dot)은 집의 아이덴티티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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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을 만드는 요소는 무엇인가?


닷은 작다. 하지만 작다고 단순하지 않다.
‘시선의 정지점’에는 다음 세 가지 요소가 작용한다.


(1) 시선의 각도

- 방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 쇼파에 앉았을 때,
- 계단을 오를 때…
- 사람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닿는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2) 명암과 조도

- 어두운 벽에 밝은 조명을 더하거나,

- 조용한 공간에 유일하게 빛나는 소품 하나를 배치하는 식.
- 빛은 시선을 유도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다.


(3) ‘맥락을 가진 오브제’의 배치

- 무작정 예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오브제.
예: 사용 중인 턴테이블, 여행에서 가져온 작은 조각상,
아이의 손글씨가 담긴 액자 등.



이 모든 요소가 하나로 모이면,
그곳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감정을 머무르게 하는 한 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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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은 '작은 이야기'를 설계하는 일이다


닷은 공간 전체를 압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집의 분위기를 응축해서 보여주는 작은 요약처럼 작동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집에 방문해 가장 먼저 사진을 찍고 싶은 포인트는 어디인가?
거기가 바로 그 집의 ‘닷’이다.


벽지보다도, 바닥재보다도, ‘한 컷에 담을 수 있는 풍경’이 집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장면을 설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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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을 만들기 위한 질문들


공간에 닷을 만들기 위해,
다음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1) 우리 집에서 시선이 자연스럽게 닿는 위치는 어디인가?

(2) 그곳에 감정을 담을 수 있는 작은 무언가는 있는가?

(3) 밤에도 조용히 존재감 있는 빛이 남아있는가?

(4) 이 장면을 내가 찍고 싶은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가?


닷은 '화려한 인테리어’의 영역이 아니라
삶의 잔상이 남는 곳이다.
거기엔 나의 성격, 취향, 하루의 루틴이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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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이 있는 집은 사진으로 설명된다


닷이 있는 집은 설명이 필요 없다.
그냥 사진 한 장을 보면 안다.
그 사람의 감정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이 집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디테일을 아는 사람은
공간 전체를 설명하지 않고도,
한 장면으로 설득할 수 있다.

그것이 닷 기획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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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전체를 설명하지 않고도,한 장면으로 설득할 수 있다. (출처 : 릴스퀘어)



아무도 못 본 걸, 당신만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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