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멀티프로필

by 샤토디

얼마 전 지인의 카카오톡 프로필이 변경되었다. 카카오톡에 있는 그 많은 사진이 다 내려갔다니. 무슨 일이 있겠거니 생각했다. 덩그러니 무채색의 배경에 아무 의미 없는 사진 달랑 하나 있는 프로필을 보니 한편으론 걱정도 되었다. 그런데 우연히 그 지인의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들었을 때 빵빵한 풍선에 구멍이 생겨 바람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엥? 걔 프로필 그대론데?"


아 이게 멀티프로필이라는 거구나. 나는 그 지인의 일상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으로 지정이 된 것이다. 차단까지 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과의 거리, 그리고 그 사람이 느끼는 나와의 거리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매우 씁쓸했지만 나도 억지로 그 사람을 내 한편의 기억에서 지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그 사람도 바라는 바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입 안에 씁쓸한 맛이 한번 더 돌았다.


나도 멀티프로필이 있긴 하지만 그리 잘 쓰진 않는다. 일단 내 프로필에는 볼만한 사진이 몇 개 없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인물을 멀티프로필로 설정하려면 그 주변의 인물을 모두 다 멀티프로필로 지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다시 말해 특정 인물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 특정 인물만큼이나 소원해야 하는데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다. 내가 단순히 특정인을 멀티프로필로 지정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딱히 기분 나빠할 것 같진 않겠지만 누군 지정하고 누군 지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건 충분히 기분 나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인 친밀도가 뚜렷하게 보이는 것은 또 다른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는 오늘도 한 사람을 마음에서 떠나보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책 추천해 달라는 말을 들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