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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사람을 만났다면

by 샤토디

요즘 유튜브 앱을 열면 노화와 관련된 콘텐츠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 같다. '노화를 방지하기 위한 식사방법', '이렇게 생활하면 10년은 더 살 수 있다', '하루 한 끼만 먹어라' 등등 대부분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건강히 오래 사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유명한 교수들도 출연하여 말을 거드는 것을 보면 귀가 솔깃해진다. 정말 그 내용대로 살면 오래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짧게 사는 법도 있을까? 첫째, 몸에 비가역적인 손상을 줄 수 있는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면 된다. 몸이 처리하기 어려운 음식을 매일같이 먹는다든지, 익스트림 스포츠를 자주 즐긴다든지. 몸이 자정 한계를 넘어서면 노화가 가속화될 것이고 수명도 점점 더 짧아질 것이다. 그리고 둘째, 고독해지는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고독에 대한 문제는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던 것 같다. 고독감을 느끼는 것을 신의 저주라 생각했던 적도 있고, 개개인의 선천적인 결함이라 생각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고독은 인간에겐 멍에니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아등바등 대며 극복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사조가 널리 퍼졌다. 초인이 되든, 공동체를 이루든, 혼자 죽든 고독 앞에서 취할 수 있는 태도를 여러 방면으로 제시하지만 선뜻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에리히프롬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자연과 분리되어 끝없는 고독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타인과 결합해야 한다고. 그런데 세상은 너무 많이 변한 것 같다. 타인과 결합할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된 것 같다. 고독감을 항상 메고 살아야 하고, 그것을 잘 메고 사는 사람이 승리하는 세상이라고 한다. 고독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감싸주기보다는 나약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하며 더 깊은 고독으로 밀어 넣기도 한다.


자살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힘들어서 자살하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힘든데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고독해서 그렇다고 한다. 스스로 삶을 끝내지 않더라도 고독감은 우리 뇌에 돌아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힌다. 훨씬 고차원적인 단명의 길이 아닐 수 없다.


주변에 고독한 사람이 보인다면 아무 말이라도 좋으니 말 한마디 걸어주자. 오래 사는 것이 인생의 목적은 아니지만 짧게 사는 것이 해결책이 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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