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을 확인하는 순간 식탁 위에 놓인 삶은 계란이 거대한 점으로 보였다.
그래, 알을 그리자.
알을 그리면서 쌀알을 생각한다.
이동재 작가의 '이콘-부처'라는 작품이 있다. 가까이서 보면 금박을 붙인 쌀알이 여기저기 뿌려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부처의 얼굴이다.
그러니까 이 점들은 쌀알을 대신한 것이다.
쌀 한 톨에도 하나의 우주가 들어있어, 밀가루처럼 에너지를 흐트러뜨린 것보다 온전한 모양인 채로 먹는 게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는 말을 언젠가 들었다. 그래서 좁쌀을 섞어 먹는 게 더 좋다고. 더 작지만 똑같은 우주가 들어있어서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고 한다.
좁쌀, 쌀, 알... 작지만 온전한 에너지를 담은 하나의 우주.
우주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점 하나가 주는 영향이 크다. 점 하나를 찍고 안 찍고에 따라 그림이 휙휙 달라진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 그렇다. 제대로 그려졌나 사진을 찍어 확인해 보면 점 한두 개 차이로 명암이 달라지고 모양이 달라진다. 어쩌면 점에도 우주가 담겨있나 보다.
괜히 위로가 된다. 우주의 먼지 한 톨도 안 되는, 점처럼 사는 나도 뭔가 그림을 바꿀 수 있는 존재일지도 몰라서. 알이 하나의 우주인 그림 속 점과 비교하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점은 점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