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둥 May 31. 2024

고양이처럼 고요하게, 개망초

한가로운 오후의 한적한 풍경.

밖으로 나가 걸을 때면 고양이조차 움직이지 않는 나른한 적막을 좋아하면서 집에서는 왜 자꾸 핸드폰을 들여다보게 될까. 스마트폰 중독인가...


겨우 밥솥 하나 놓고 단칸방 신혼살림을 시작했을 때 남편은 적적함을 견디지 못하고 뛰어나가 길에 버려진 티브이를 주워왔다.(그때는 길에 가전제품이며 쓰레기가 마구 버려져있었다) 티브이 소리가 나야 집중이 된다는 주장에 웃음이 났는데, 그러고 보면 시댁에서는 보는 사람이 없어도 내내 티브이를 틀어놓곤 했다. 쉼 없는 소음이 괴로워서 빨리 조용한 내 집으로 가고 싶었다.

 하긴 어릴 때는 음악을 들어야 공부가 된다는 아이들이 있었고, 백색소음이 집중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있으니까. 인간은 절대 멀티 태스킹을 못한다는데...


그런데 어느덧 나도 소음 없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혼자 밥 먹을 때도 씹는 소리를 들으면서 오로지 먹는 것에만 집중했었는데 자꾸만 유튜브를 틀어놓고 화장실 가는 짧은 순간에도 sns에 들어간다.

SNS는 내게 그림을 계속 그리게 해주는 고마운 도구이면서 동시에 집중을 방해하는 방해꾼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글과 그림을 올리기 위해 방해꾼을 찾는 아이러니라니. ㅋ


그렇다고 SNS를 그만두자는 말은 안 나온다. 도구가 문제가 아니라 도구를 쓰는 사람이 문제니까.


소음을 멀리하고

멍한 시간을 보내야지.

다시 잃어버린 고요를 되찾아야지.

심심해지자.

심심해지자.



매거진의 이전글 자세히 본다는 것, 토끼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