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페이스북을 하다 보면 외국어, 특히 영어 학원에 등록하라는 광고를 접한다. 네이버 맨 윗 상단에 이런 광고가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 업체는 속삭인다. 며칠 만에 입이 트이고 일 년 만에 당신의 입은 유창해진다고 말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돈 쓰는 영어는 일단 쉽다. 모처럼 해외여행 가서, 환전한 돈을 쓰려고 영어가 나오는데, 안 통하면 이상하다. 상대방은 귀신 같이 알아들으니까. 그럼 돈 버는 영어는? 이건 또 너무 어렵다. 일단 빨리 늘지가 않는다. 무엇보다도 외국어를 지속적으로 학습한다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출근이야 할 수 없이(?) 매일 하지만, 영어학원이 어디 그런가?
12월이다. 곧 해가 바뀌면 또다시 마음을 굳게 먹고 새롭게 학원에 등록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일 거다. 이번에는 실력 좀 제대로 키워보자!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당신도 안다. 작심삼일, 작심 한 달의 씁쓸한 경험, 반복되는 법이다. 나라고 다르지 않았다.
놀랍게도 이걸 극복한 업체가 있다. 듀오링고(Doulingo)다.
듀오링고? Duolingo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언어 학습 앱으로, 매달 약 1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나는 연회원으로 가입했으며, 1년에 87,000원이다. 지금 2년 째 이용 중이다. 나는 484일째 연속 접속 중이다. 내가 듣는 과정은 총 5개인데, 주로 불어 공부에 이용하고 있다. 독일어도 틈틈이 하고 있고, 최근에는 일본어를 시작했다. 음악 과정도 있는데, 호기심에 한번 시도해보고 있다.
나는 또래에 비해 비교적 영어를 편하게 듣고, 읽고, 말하고, 쓰는 편이다. 내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돈 버는 영어를 위한 공부에 대하여는 충분히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내 경험을 잠시 소개하자면, 나는 미국변호사고, 미국인들이 변호사가 되기 위해 가는 로스쿨 과정(JD)을 졸업했다. 이 과정은 인텐시브 하기로 유명하다. 미국 학생들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매일매일 읽어야 할 공부량이 상당하고, 콜드 콜이라고 해서 수업 중에 교수는 무작위로 학생을 호출하고 질문을 한다. "소크라틱 메소드"라고 하는데, 작게는 50명 많으면 150명 정도의 학생들 사이에서 모두가 내 입만 바라보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한다. 미국 아이들도 멘털이 털리고, 걸릴까 봐 긴장을 한다. 하버드 로스쿨 수업을 다룬 영화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에서 소상히 나오기도 했다. 이러니 나 같은 유학생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 시간을 통과한 지금에서야 영어에서 조금 자유로워졌다.
외국어 학습의 성공비결은 사실 간단하다. 초기에는 매일 잠깐이라도 접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 다음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서려면 집중적인 시간투입이 있어야 한다. 단언컨대 단기속성은 없다. 한번 점프를 하고 난 뒤에는 또 지난한 시간을 거쳐서 다음 단계로 점프를 해야 (그것도 여러번) 외국어가 편해진다. 그런데 듀오링고는 무엇보다도 이를 잘 아는 업체다. 앞서 얘기하지 않았는가? 나 역시 484일째 접속하고 있다고 말이다.
듀오링고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이 Acquired 팟캐스트에 등장했다.
듀오링고 성공의 핵심은 사용자의 동기 부여(motivation)를 유지하는 데 있다. Luis von Ahn CEO는 자기 주도 학습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지속적인 동기 부여임을 강조하며, 듀오링고는 이를 위해 다양한 게임 요소를 도입(gamification)했다고 설명한다. 지금부터 소개한다.
영어 학습의 중요성 및 설립 초기
루이스는 과테말라 출신이다. 남미에서 자라면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한다. 영어를 통해 더 많은 교육과 직업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며, 이는 그가 듀오링고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언어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동기가 되었다.
듀오링고는 2011년에 설립되었으며, 설립 초기부터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자기 주도 학습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지속적인 동기 부여임을 간파한 것이다. 그 해답은 학습의 게임화였다.
게임화 요소의 도입: 가장 큰 성공비결
교육만큼은 게임화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당신이 학습을 지속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오로지 동기이기 때문이죠.
팟캐스트에서 그가 한 말이다. 듀오링고는 짧은 레슨, 연속 학습 일수(스트릭), 알림, 소셜 기능 등 게임화 요소를 활용하여 사용자 참여를 높였다. 루이스는 이러한 요소들이 사용자들이 학습을 지속하도록 돕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트릭 기능은 많은 사용자들이 연속적으로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다. Streak은 연속 공부일수다. 하루만 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또 일일과정을 끝내지 않아도 소위 스트릭에 펑크가 난다. 지금껏 공부한 연속 공부 일수가 날아가 버리고 초기화되어 버리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된다. 열심히 공부하면 하루 건너뛰더라도 리커버리 할 수 있는 스트릭 쿠폰을 준다. 이 쿠폰은 유료로 팔기도 한다. 지금껏 공부한 연속 일수를 날리기 아까우니까. 악착 같이 들어오고 관리하게 된다. 현재 약 800만 명의 일일 활성 사용자가 1년 이상 스트릭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사용자의 8%다. 이러한 기능은 사용자들이 매일 앱에 접속하도록 유도한다.
모바일 우선 접근과 녹색 올빼미 디자인
듀오링고는 무엇보다 모바일 우선 접근 방식을 채택하여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직관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통해 학습 경험을 향상했다. 한편 듀오링고의 녹색 올빼미 마스코트는 독특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사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공부를 안 하고 있으면 녹색 올빼미가 알림으로 날아와 왜 안 들어오냐고 채근한다. 스팸 하고는 다르다. 듀오링고에서는 이 알림을 최적의 시간에 최적의 방법으로 전달하기 위한 통계 분석과 AI를 활용하고 있다. 틱톡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그린 아울의 다양한 콘텐츠가 화제를 모으며 밈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기여했다. 아래는 그 예다. 찾아보면 재밌는 밈들이 많다.
AI와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
AI 기술의 발달이 어학학습 업체에 최적의 매칭이라는 점을 그는 부인하지 않는다. 알림 기능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듀오링고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최적의 시간에 알림을 보내고, 이를 통해 학습 참여를 유도한다. 이를 위해 정교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직원들의 다수가 본인이 졸업한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 컴퓨터과의 너드(nerds)들이라고 농담을 하니 말이다. 그는 AI가 개인화된 학습 경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들의 학습 효율을 높이는 데 큰 잠재력이 있다고 믿고 있다. 루이스는 듀오링고가 언어 학습 외에도 수학, 음악 등 다양한 과목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AI 기술을 활용하여 학습 경험을 더욱 향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진행자가 듀오링고의 가장 큰 경쟁자는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의외의 대답을 한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이죠
다른 어학학습 업체가 경쟁자가 아니다. 사용자가 인스타와 틱톡에 들어가서 보내는 시간을 어떻게 해서든 듀오링고에 들어와서 시간을 보내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듀오링고의 CEO 다운 대답이다. 새해가 되면 다들 새로운 결심들을 할 텐데, 듀오링고 연회원 등록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추천해 본다.
*저자는 듀오링고와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