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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FA Aug 31. 2019

손정의, 협상의 비밀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을 읽고

"어떻게 손정의는 아무 것도 없던 시절부터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협상에 임할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책의 중반부까지 가장 궁금했던 점은 위 질문이었다.

나는 대부분의 문제 해결을 사람과의 협상이 아닌, 기술의 도움을 받거나, 정해진 가격에 '구매'하는 방식으로 하는 편이었다. 내게 협상이란 것은 하나의 줄 위에서 서로의 힘을 겨루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했기에, 손정의의 젊은 시절에 만들었던 협상들은 내게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손정의의 상대방은 늘 훨씬 더 가진 것이 많고 힘이 강한 거인들이었기에, 나의 관점에서 손정의가 그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나는 협상, 더 나아가서는 거래에 대해서 매우 크게 오해하고 있었다.


"인터넷 전문가야 얼마든지 있습니다. 가사이 씨에겐 그룹 전반의 경영 전략에 대해서 묻고 싶은 게 많습니다."

나는 고민을 나누고, 의견을 듣지 않는 편이었다. 내 가치관에서 내가 나와 관련된 결정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은 매우 주변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것을 거래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는 거래에서 아무 부가가치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거래의 본질은 서로 다른 가치를 교환하는 데서 부가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가치관의 차이가 존재하기에 거래가 존재할 수 있다. 그렇기에 거래를 잘하기 위해서는 거래 상대방, 그 집단 혹은 개인에 대한 다면적인 관심과 이해로 어떤 가치관을 가졌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단 것을 책을 읽어 나가며, 특히 위 문장에서 배울 수 있었다.


또한 "300년 왕국"이라는 것도 내게 큰 영감을 주었다.

내게 죽음은 중요한 것이었다. 세상은 내가 인지하는 것으로 존재하는 것이기에, 나의 죽음은 곧 세상의 종말과 같다고도 생각했었다. 이러한 출발점에 있다보니, 죽음 자체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상상하는 것 자체를 아예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현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나', 한국 사람, 인간, 생물, 유기체, 지구, 엔트로피, 우주 이런 식으로 현재의 공간을 확장해 보아도 - 결국은 '아직 알 수 없다' 이상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하지만 300년 왕국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손정의의 모습에서, 애초에 죽음 자체는 처음부터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개인의 수명을 넘어서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모습에서, 죽음을 넘어서는 미래와 비전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책과 독서였고, 꼭 한번 만나고 싶다.

혹 만나게 된다면, 왜 300년이었는지, 그것이 진심으로 가치 있다 믿고 달려 나갈 수 있었던 힘이 어디서 왔는지, 한번 더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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