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퀴리의 삶을 뮤지컬로 만난다
뮤지컬 <마리 퀴리>가 2025년 7월 25일부터 10월 19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과학자 마리 퀴리(1867~1934)의 실제 삶에 상상력을 더해, 여성이자 이민자로서 겪어야 했던 고난을 헤치고 당당히 세상과 마주한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조명한 작품이다. 새로운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은 마리 퀴리가 라듐의 위험성을 알게 된 후 겪는 좌절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마리 퀴리라는 인물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기 위하여 뮤지컬<마리 퀴리>는 안느라는 가상의 인물을 창조했다. 마리가 유학을 위해 파리행 기차에 탑승했을 때, 그녀는 폴란드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객의 괴롭힘을 받는다. 그때, 마리의 가방을 되찾아주며 친구가 된 것이 마리였다. 다시 만나자는 기약과 함께 마리는 안느에게 주기율표를, 안느는 마리에게 길잡이 흙(고향의 흙)을 건넨다.
마리는 소르본 대학에서 연구에 열중한다. 새로운 원소 라듐을 발견했고, 노벨상을 받았다. 여성 최초로 소르본 대학의 교수로 임용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동료 연구자 피에르와 결혼도 한다. 스스로 빛을 내는 원소 라듐은 그 매혹적인 성질로 인해, 마리의 발견 이후부터 활발히 상품화되었다. 활발히 활용될 수 있던 또 다른 이유는 마리가 라듐에 대한 특허권을 주장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리는 이미 존재하던 라듐을 자신은 단지 발견했을 뿐,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대상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과학 발전의 이로움이 소수가 아닌 다수에게 가닿기를 바랐다.
마리의 추천으로 안느는 라듐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라듐 공장의 처우는 주변 다른 공장보다 월등히 좋았고 일하는 노동자 간의 관계도 화목했다. 무엇보다 폴란드의 자존심이 된 마리의 연구 결과로 굴러가는 공장이라는 점에서 안느와 동료 노동자들은 자긍심을 느끼며 일했다. 그런데 특정 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반복적으로 사망했다. 사장은 그 원인을 매독이라고 했지만, 그 사망자 수가 증가할수록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작업 환경에 문제가 있음을 의심하게 된다.
안느가 온몸으로 라듐의 부작용을 느끼고 있었을 때, 마리 역시 라듐의 부작용을 인식하게 된다. 암세포를 없앨 수 있다는 말의 다른 의미를 말이다. 마리는 자신이 이 세상으로 내보낸 라듐이라는 원소에 대해 더 낱낱이 알기를 바랐다. 그 모습은 일종의 집착이기도 했다. 암으로 인하여 실명에 걸린 소녀를 치료하는 일은 그녀에게 라듐 발견의 책임을 지는 일이었다. 그녀는 반드시 알아야만 했다. 내가 발견한 이 원소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이것이 급박함과 집착으로 이어진 까닭은 마리의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폴란드계 여성인 자신이 강단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희롱하는 세상이다. 특출난 성과를 남보다 배는 쌓아 오를 수 있었던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녀는 한 번의 실수가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은 다시는 실험하지 못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이렇듯 안으로 침강하는 그녀의 조바심은 안느라는 살아있는 친구를 만남으로써 상승하는 용기로 변화할 수 있었다. 자신을 부검하여 라듐의 독성을 밝혀달라며 고공에 오른 안느를 마리는 붙잡으며 미래를 약속한다.
뮤지컬 <마리 퀴리>의 연출적 매력은 무대 장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리의 연구실을 중심으로 마리와 안느가 처음 만나는 기차, 라듐을 파는 백화점, 공장과 광장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초록빛으로 빛나는 라듐을 향한 사람들의 환호와 이어지는 두려움이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마리 퀴리의 인생을 중심으로 동시대 사회상과 인간상을 집단 군무 등 뮤지컬적으로 잘 풀어낸 점도 괄목할 만하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2025년 7월 25일부터 10월 19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아트인사이트에 기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