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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근맨 Jan 06. 2021

토익 독학 공부법(975점 달성 비결)

비용은 최소로, 이익은 최대로 내는 가성비 위주 공부법

  

토익 독학 공부법

가성비충의 가성비 위주 공부법


  

  안타까운 현실일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한 영어는 필수입니다. 실생활에서 영어를 쓸 일은 거의 없지만, 나 스스로의 능력치를 증명하기 위해서이지요. 획일화된 대한민국 내에서 개인을 평가할 때 아주 간편하게 쓰이는 바로미터인 셈입니다.
  대학교에서는 어떠한 활동을 하기 위한 전초작업으로 토익을 보곤 합니다. 대외활동이라든지, 인턴이라든지, 하다못해 졸업논문 대체용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취업 시에는 더욱 그 쓰임새가 심해(?)집니다. 취업할 때 쓰이는 건 당연하고, 취업 후 사내에서 본인의 능력을 어느 정도 확고히 어필할 때 토익은 그 지표로서 거의 필수적(이라기보다는 거의 기초적이고 기본적)으로 쓰입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정말 많은 종류의 영어 관련 공인자격증이 생겼지만, 사실 토익만큼 잘 와 닿는 것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토익의 존재 자체가 오래된 만큼, 사람들의 머릿속에 대충 “토익 점수가 OOO점이면 영어실력이 대충 이러이러한 정도는 되겠군”이라는 등식이 이미 잡혀있는 듯합니다.


  저 또한 약 2년 전 입사를 위해 토익 시험을 보았었습니다. 2년이 지나서 유효기간이 다 되었기도 했고, 회사 내에서 제가 원하는 커리어의 방향성을 추구하는 데에 다시 한번 필요했기 때문에, 최근에 2주 정도 공부한 후 토익 시험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운 좋게도 975점이라는, 제 토익 역사상 최고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는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토익이라는 관문을 필수적으로 통과해야 합니다. 토익을 내 발목의 족쇄가 아니라 간편한 능력치 인증 수단으로 만들게끔 해주는 토익 공부법을 만들어낸다면 삶이 홀가분해집니다. 공부법에 정답은 없고, 정말 수많은 토익 달인들이 계시기에 제가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여태껏 토익 시험을 수 차례 보아 온 저의 경험을 토대로 나름의 방법을 기록해볼까 합니다.

  


  

  1. 토익학원 다니지 말자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인가, 지하철을 타고서 몇 주 동안 토익학원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었습니다. 가성비가 너무 별로여서, 그 후로 토익은 독학으로만 공부했습니다. 요즘도 학원가에서 그렇게 가르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완전히 문제 푸는 얍삽이 스킬 위주로 가르칠 뿐 영어 기본기에 대해서는 일체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래도 학원에 가보고 싶다면 그냥 인터넷 강의 정도만 경험 삼아 맛보기로 들어보는 것이 가성비 측면에서 훨씬 개꿀일 거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토익을 위해 학원을 가는 행위는 정말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토익 고득점을 위해서는 영어 기본기가 필수입니다. 제가 경험한 학원 강의에서 알려주는 문제 푸는 스킬은 오히려 독입니다. 물론 시험 볼 때 일종의 스킬이라 부를 만한 것들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경험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단순한 시간 절약 요령일 뿐, 문제의 답을 마법처럼 튀어나오게 해주는 꼼수 스킬 따위는 제 경험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어 기본기를 쌓는 데 도움을 줄 간편한 매체들이 이미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 주고 학원 다닐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2. 문법 공부는 필수

  RC 파트 초반에 문법 문제들이 나오긴 하지만, 비단 그것들을 위한 것이 아닌 빠르고 정확한 해석을 위해서는 문법 공부가 필수입니다. 영어는 아주 직관적인 시스템으로 운용되는 언어입니다. 모든 문장은 다섯 가지 형식 안으로 모두 포섭되며, 아무리 긴 문장이라도 하나하나 뜯어보면 명료하게 분석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눈과 머리가 알아서 문장 성분을 분류하고 정보를 처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을 들여 문법을 공부해야만 합니다. 수고스러운 작업이지만, 그렇다고 대학교에서 배우는 영어학(English linguistics) 같은 대단한 수준의 학문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스럽진 않습니다. 대학교 시절부터 주기적으로 토익을 봐 온 제 경험상,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지만 900점 능선을 통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ebs 무료 문법 강의만 들으면서 내용을 혼자 정리했고, 시험 보기 전에는 제가 정리한 요약본을 보면서 문법을 다시금 공부합니다. 헷갈리는 내용이 있는 부분이 생기면 해당 내용만 다시 강의를 돌려봅니다. 스마트폰 어플 [ebsi 고교강의]에서 전의산 선생님이란 분이 계십니다.  분이 강의하신 여러 강좌 , 2014년에 등록된 강의 두 개가 있습니다.

해당 강의를 찾아서 수강신청 버튼을 누르면 나의 학습방에 등록됩니다.


  첫 번째 강좌는 왕초보 버전, 두 번째 강좌는 초보+약간 심화 버전입니다. 옛날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여지껏 들었던 유무료 및 실강 인강 모두 통틀어서 최고의 문법 강의입니다. 수업 내용이 약간 딱딱할 순 있어도, 들으면서 찬찬히 스스로 정리해나가면 이것만큼 든든한 게 없습니다. 게다가 무료입니다! 저 같은 가성비충에게는 최고의 아이템입니다. 문법에 자신 없으신 분들은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3. 단어 공부는 적당히(단어장 구매는 NO)

  토익에 나오는 단어들은 official하고 commercial한 단어가 종종 등장하고, 그 외의 단어들은 평이한 편입니다. 특히 LC에서는 뭔가 익숙지 않은 단어나 표현이 들려서 당황하게 되는 순간 뇌정지가 오면서 문제 풀 타이밍을 놓치기 때문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들을 익혀 둘 필요가 있습니다. RC에서의 파트 5나 6에서 몇몇 문제들 또한 어휘력 자체로 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단어 공부는 따로 시간을 내어 할 필요는 없고, 문제를 풀다가 틀리는 것들이 나오면 그때그때 암기하고 정리해두면 좋습니다. 저는 토익 단어장 같은 걸 사서 마냥 달달달 외우는 건 하나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루하기도 하고, 맥락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한 느낌도 얻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토익 단어장 살 바에는 차라리 그 돈으로 기출문제집을 하나 더 사는 게 가성비 개꿀입니다. 아시겠지만, 진짜로 각 제대로 잡고서 타이머 켜 놓고 기출문제 풀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면서 뇌가 쫄깃해지는 긴장감이 충만해진 채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이럴 때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아 씨 ㅈ됐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 단어가 뇌리에 박히게 되고, 채점 후 복습할 때에 다시 들여다보면서 외우면 기억에 아주 잘 남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기출문제를 푸는 동시에 단어를 체크해나가는 식으로 해 나가도 충분합니다. 불안감과 상술에 낚여서 굳이 단어장 돈 주고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4. 매일 조금씩 공부하고 치우기

  토익은 2시간에 걸친 초집중이 필요한 빡센 시험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그 2시간을 한 번에 주파하려고 한다거나, 또는 이를 위해 하루 공부시간을 너무 길게 잡아버리면 되려 힘이 빠집니다. 언어 실력은 한순간에 늘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 얍삽이 꼼수 짤짤이 문제풀이 스킬로 도달할 수 있는 점수대는 현저히 낮습니다. 시간이 걸리고 답답하더라도, 기본기와 함께 토익 자체에 대한 익숙함이 쌓여야 고득점대로 진입이 가능합니다.
  저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짬짬이 공부를 했기 때문에, 하루에 2시간을 통으로 마련해서 기출문제를 풀기에는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LC만 하고 치우고, 다음 날에는 RC만 75분 잡고서 풀고 치우는 식으로 매일매일 꾸준히 했습니다.

  
  

  5. 문제집은 오직 ETS

  토익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시중에는 별별 책들이 다 있습니다. 그러나 다 필요 없고, 그냥 출제기관인 YBM에서 내놓는 기출문제집 및 실전문제집만 풀어도 떡을 칩니다. 저도 여러 종류의 토익 책을 풀어봤습니다만, 난이도도 실전과 비슷하고 문제도 깔끔합니다. 그리고 다른 걸 다 떠나서, 출제기관이 만드는 문제집이 있다면 당연히 이것을 선택해야지, 굳이 다른 출판사나 학원에서 만드는 문제집을 풀 이유는 없습니다.
  

  

  6. 문제 푸는 요령을 터득하자

  문법 실력도 쌓이고 공부도 어느 정도 했다면, 이제부터는 시간 절약 + 절대 틀리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시험이 시작되면 LC 파트를 설명하는 시간이 있는데, 이때 얼른 RC의 파트5를 펼쳐서 5~6문제 정도는 풀어놓아야 합니다. 시험 점수를 결정짓는 행동은 아니지만, 뭔가 마음도 편해지고 조금이나마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LC의 파트1과 파트2는 어지간해선 틀리면 안 됩니다. 특히 파트1에서 틀리면 상대평가 채점방식상 점수가 왕창 깎입니다. 따라서, 화자의 말을 들어가면서 순서대로 문제지에 손으로 A, B, C를 적으면서, 만약 A 지문은 진짜 답이 아닌 것 같다고 판단되면 그 A에 확실하게 X 표시를 하고 그다음 B지문을 들어야 합니다. 만약 B도 답이 아닌 것 같으면 역시 X 표시를 해야겠지요. 그러면 지문을 다 들었는데도 헷갈리는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정답에 근접한 보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마킹 직전에 에라 모르겠다 답을 찍는다 하더라도, 진짜 답이 아닌 것 같은 확실한 오답을 미리 제껴놓았다면 정답률을 최소 33% 올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거법을 하지 않은 채 마냥 멍하니 듣기만 하면,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귀에 들어온 지문들이 머릿속에서 엉키면서 기억이 희미해지기 때문에, 손으로 쓰면서 오답을 확실히 제거하며 답을 골라야 합니다.

-파트3과 파트4에서는 하나의 화자 발언 당 3개의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듣는 동시에 답을 찍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파트는 거의 100%의 확률로, 화자가 말하는 내용의 순서대로 3개의 문제가 나열되어 있습니다. 파트3을 예로 들면,
  32. 여자가 일하는 장소는?
  33. 남자가 전화한 이유는?
  34. 여자가 앞으로 할 행동은?
이 세 가지에 해당하는 정보를 화자는 순서대로 말해줍니다. 그러므로 들으면서 바로바로 답을 찍을 수가 있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해당 지문을 듣기 전에 미리 문제와 지문을 최소 한 번씩 다 읽어놓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32번 33번 34번의 답을 바로바로 찍으면서 다 풀었다면, 해당 화자의 발언이 끝난 직후 문제를 읽어주는 그 시간에 35번 36번 37번 문제와 지문을 재빨리 읽어놓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대충 얘네들이 무슨 말을 할 지에 대한 느낌과 정보를 선제적으로 가져가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는 게 습관이 되면 파트3과 파트4의 정답률은 극도로 올라갑니다.

-파트5와 파트6는 어휘 및 문법으로 점철된 곳입니다. 여기서 그간 행해왔던 문법의 기본기가 빛을 발합니다. 또한, 정말 모르는 어휘 문제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귀찮은 부분이기 때문에, 몇 문제 틀릴 거라면 이 부분에서 틀려야 합니다. 몇 문제 아리까리해도, 그건 당연한 것이라 여기고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며 빨리 다음 문제로 넘어가야 합니다. 울버린이 총알 맞을 각오하고 앞으로 무식하게 돌진하듯, 우리는 몇 문제 틀릴 각오 하고서 다음 문제로 돌격해야 하는 것입니다. 파트5와 파트6에서 너무 많이 고민을 하게 되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파트7에서 자연스레 시간이 모자라게 됩니다.

-파트7은 기본적으로 지문이 길고, 뒤로 가면 갈수록 지문의 종류와 내용도 많아지기 때문에 시간을 엄청 잡아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생기는 딜레마가 바로 ‘시간 절약과 정확성 추구 사이의 갈등’입니다. 꼼꼼하게 다 읽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시간 아끼려고 휙휙 넘어가자니 정확도가 너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고득점을 목표로 한다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지문은 어느 정도 꼼꼼하게 다 읽어야 합니다. 특히나 요즘 토익의 추세가 점점 다양한 지문들(이메일, 명세서, 웹사이트 등)을 한 번에 내놓으면서, 또 그 지문들을 이리저리 오가며 정보를 조합해야 풀 수 있게끔 난이도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정답만 골라낼 생각으로 물수제비 뜨듯이 빨리 지문을 읽어 내려가기만 하면 되려 답이 안 보여서 다시 읽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따라서, 장황하게 적혀있는 지문을 읽기 전에 먼저 문제를 보면서 필수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정보(시간 및 날짜, 등장인물의 이름, 특정 내용)가 뭔지를 확인한 후, 지문에 먼저 동그라미를 쳐야 합니다. 그 후 지문 전체를 전반적으로 꼼꼼하게 살피면서, 미리 동그라미 쳐 둔 문장 쪽은 좀 더 강하게 읽어나가야 합니다.

읽을 필요가 없는 부분보다는, 읽어야만 하는 부분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급박한 시간 속에서 섣불리 ‘이 내용은 읽을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라고 판단했다가는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글을 읽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결국은 기출문제를 많이 푸는 수밖에 없습니다.

  

  


  
  

  좀 전에 언급했듯, 토익 난이도는 분명 조금씩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기본기가 탄탄한 사람에게만 유리해지는 게임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토익 고득점을 위해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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