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할 결심

견디는 게 전부였던 시간의 끝에서, 비로소 나를 바라보다.

by megedi

하루가 너무 길었다.

회사라는 공간에 나를 가두고, 어디까지 버틸 수 있나 스스로를 시험하는 기분이었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며, 나는 조금씩 무너져갔다.

한때 잘 웃고 감사가 많던 얼굴은 피로로 얼룩졌고,

사그라들지 않는 불만과 억울함이 마음을 짓눌렀다.

일주일 중 단 이틀, 주말만을 위해 버티는 내 모습이 답답하고 처량했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나 자신에게조차 연민과 허무함이 밀려왔다.



성장도, 존중도, 사라져 가던 시간들


회사는 커져갔지만, 그 안의 사람들은 점점 우아함을 잃어갔다.

나는 성장하고 싶은 마음으로 버텨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만 반복하며 물경력이 되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비전 없는 시간, 무능한 상사와 감정 기복이 심한 관리자들.

유치한 갑질을 하고 거짓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일들이 반복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지치게 했던 건 ‘사람’이었다.


배려가 사라진 자리엔 질투와 피해의식, 무례함이 뒤섞여 있었다.

‘그냥 일만 하자’며 마음을 다잡아도,

서로를 헐뜯고 이간질하는 모습에 나는 점점 사람과 일,

그리고 삶 자체에 대한 회의감에 빠져들었다.


그래도 버텼다.

정직하고 선하게, 예의를 잃지 않고 싶었다.

하지만 예민한 기질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나는 이 일을 왜 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이 하루에도 수십 번 떠올랐다.

무기력은 깊어지고, 말수는 줄었다.


그만두지 못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만두면 마치 내가 ‘지는 사람’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끝까지 버티는 게 어른스러움이라고 믿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희망이 아니라 두려움의 변명이었다.




두려움의 정체를 마주하다


두려움은 언제나 현실적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미래의 불안, 경제적 걱정, 퇴사 후의 막막함.


나는 직장인으로 살기에 맞지 않은 사람일까?
그렇다고 사업을 할 용기도 없는데...


그때 깨달았다.

내가 두려워한 건 퇴사가 아니라,

퇴사 이후의 ‘나’를 스스로 다시 세워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원하는 일과 삶을 위해 회사라는 울타리를 떠나면

처음부터 나를 다시 세워야 했기 때문이다.




나를 정립하기 시작하다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대신, 나를 정립하기 시작했다.

왜 힘든지, 무엇이 나를 무너뜨리는지,

그리고 무엇을 지키며 살아야 하는지를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가 분명해졌다.

이대로 사는 건 나를 존중하지 않는 일이라는 것.

버티는 게 성숙이 아니라,

내 마음을 깎아내리는 버팀은 결국 나를 잃게 만든다는 걸.


그때부터 이 퇴사가 ‘끝’이 아니라,

나를 되찾는 시작이라고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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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할 결심 워크북의 탄생


퇴사 준비를 위한 워크북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단순히 회사를 떠나기 위한 ‘탈출’이 아니라,

'나의 방향을 다시 세우는 일'을 돕기 위한 기록이었다.


즉, 잃어버린 나를 다시 세우고 회복시키기 위해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들을 모은 일기장이었다.


이 워크북에는 더 잘 살고 싶던 나,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은 나,

그리고 회사 속에서 점점 자신을 잃어가던 내가

스스로에게 건넨 솔직한 물음들이 담겨 있다.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무엇이 나를 지치게 했을까?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나답다고 느끼는가?


이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나를 깊이 알고 다시 회복시키는 과정이었다.


버티느라 무뎌진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고,

한 번뿐인 인생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옮기기 위한 시도였다.


퇴사라는 단어 앞에서 삶을 억지로 끼워 맞추던 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나를 존중하며 살고 있는가?


그 질문이 결국, 나를 움직였다.

불안 대신 명확함으로,

두려움 대신 방향으로.


이제 나는 그때의 질문과 기록을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다.

퇴사를 앞둔 누군가가 불안 대신 자기 확신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 길 위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도록 돕고 싶다.


그래서 시작한다.

나를 되찾는 과정「퇴사할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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