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합니다. 열심히 살아 왔는데 그리고 평균이 되려고 노력했는데 계속 평균 이하로 떨어집니다. 변화는 빠릅니다. 산업의 지형 뿐만 아니라 문화의 지형까지 빠른 속도로 변합니다. 두 가지 문화가 나타납니다. 근면, 몰입, 독함, 빠름으로 표현되는 열정페이 문화와 느림, 쉼, 휴식, 내려 놓기, 마음 챙김으로 표현되는 자존감 회복 문화입니다. 먹고 살자니 열정페이를 지불해야 하는데, 그 결과는 Burn-Out되는 자신과 낯설어지는 인간관계입니다.
인간입니다. 기계가 아닙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쉬어야 합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하는 동물은 자본과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노동을 팔아서 목숨을 유지하는 인간입니다. 통상 일벌과 일개미가 가장 일을 많이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잘못된 상식입니다. 개개의 일벌은 해가 떠있는 동안의 15%에 해당하는 시간만 일을 합니다. 하루 중 두세 시간이 일하는 시간입니다. 나머지 시간엔 무얼 할까요? 그냥 가만히 있습니다. 일벌과 일개미는 태어날 때 자기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을 갖고 태어납니다. 그 에너지가 소진되면 죽습니다.
여왕벌이나 여왕개미가 분가하면 따라 나가 새로운 집단을 만드는데, 그 때를 위해서 체력을 다 소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말벌이 침입하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는 일벌이 말벌과 싸우면서 장렬히 전사합니다. 자신이 죽어 종족을 보존합니다. 열대 지방의 벌은 벌집을 만들어도 아예 꿀을 따지 않습니다. 벌이 꿀을 따는 이유는 겨울에 살아남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인간이 꿀을 빼앗으면 벌은 필사적으로 꿀을 따러 다닙니다.
일만 하다 죽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까? 인간의 자존감은 적정한 일과 휴식을 지킬 때 살아납니다. 휴식을 빼앗기는 순간, 자유로운 인간이 아니라 노예입니다.
2016년 5월 24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