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계획을 믿습니까?

by 송창록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 해일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해 지어졌습니다. 대응 매뉴얼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설계 당시 상상하지 못했던 높은 파도가 밀려왔습니다. 상상할 수 없어 매뉴얼에 넣지 못한 일이 터져버립니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준비하는 것이 Plan B입니다. 삼성 사장단 수요 회의에 강사로 참석한 한 교수가 이렇게 질문을 던졌지요. “장기 계획을 믿는가?” 대다수가 고개를 저었다고 합니다.


Resilience란 단어가 있습니다. 회복탄력성이란 말로, 물리학 용어인데 경영학에도 쓰입니다. 목표를 향해서 전략을 짜고 실행하다가 어떤 이유로 상황이 변해서 전략이 쓸모 없게 됩니다. 그러한 순간에도 다시 전력을 재건하여 목표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찰 -> 분석 -> 전략 -> 실행 -> 복기 라는 Cycle이 쉬지 않고 돌아가야 한다면, 원래부터 전략이란 완벽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어쩌면 아예 전략이 없이 목표만 주어지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기러기들이 V형으로 장거리를 여행할 때 전략이 있을까요? 단순한 규칙 몇 개로 낙오자 없이 그 장거리 목표 지점을 정확하게 날아 갑니다. 단순한 규칙으로 상호작용하다 보면 놀랄만한 유연성이 창발합니다.


완벽한 전략은 없습니다. 실행 과정에서 끊임없이 Resilience해야 합니다. 전제는 수평적 의사소통 문화입니다. 상황이 바뀌면 그 상황에 맞도록 Plan B 전략을 수립하고 또 실행하고를 반복합니다. 우왕좌왕하지 않으려면, 가능한 상황을 예측한 후 여러 시나리오를 미리 짜놓습니다. Plan B를 빠른 협의를 통해 수립할 수 있는 조직이 강한 조직입니다.
“케바케”란 은어를 몇 명이나 알랑가 모르겠네요.

2016년 8월 30일 사람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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