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늦다.

by 송창록

아버지는 늘 시멘트 가루 때문에 가래와 기침을 달고 사시고, 매일 특근하고 휴일에도 근무하셨습니다. 평생을 시멘트 공장에서 시멘트 가루와 쇳가루를 마시며 현장 노동자로 정년 퇴임했지요. 아버지와 대화는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아들과 딸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다행히 아들과 딸은 여느 사춘기 청소년처럼 찬바람이 쌩쌩하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는 물론 할아버지/할머니랑 스스럼없이 어울려 키운 보람입니다.


자식이 부모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부모는 과거를 산 사람이고, 자식은 부모가 산 과거의 시간대를 현재로 삽니다. 부모는 자식을 이해할 수 있지만, 자식은 부모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야 자식은 이해하지 못한 부모를 이해하게 됩니다.
부모의 말은 현재에 걸맞지 않습니다. 흐르는 시간만이 모든 것을 묵묵히 담아냅니다.


아버지가 달고 살았던 고통이 오늘 우리 자식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는데, 그런 아버지께 감사하다고 말할 시간은 늘 짧습니다. 누군가의 부모이기 전에 누군가의 자식이라는게 먼저라는 걸, 아버지께서 참아준 사춘기가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됩니다.


아이는 할아버지/할머니랑 자주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시간이 많은 것을 아이에게 묵묵히 전합니다.
소중한 시간은 언제나 짧고, 후회는 언제나 늦습니다.

2014년 6월 30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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