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쫓으면 돈은 도망갑니다. 돈이란 원래 없는 것이고, 그저 인간이 발명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가치는 돈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무언가에 있습니다.
헌신, 섬김 또는 자기비움은 자신을 내려 놓는 즉 자신의 그릇을 텅 비게 하는 수행입니다. 성직자들에게는 맥주를 담그는 것조차도 수행입니다. 그 맥주에는 돈도 없고 부자가 되려는 욕망도 없고 그저 생활을 위해 최고 품질의 맥주를 만드는 수행만이 있을 뿐이겠지요.
부자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명예도 갖고 싶다고 합니다. 쫓으면 모두 신기루가 됩니다. 원래 없는 것이니까요. 무엇을 하든 주어진 곳에서 헌신, 섬김 또는 자기비움을 하면, 사막에 오아시스가 나타나듯이 어느 순간 오롯이 부와 명예가 깃듭니다. 그것을 진인사대천명이라고도 하고, 임제 선사가 말씀하시었듯이 隨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이라고도 합니다.
나는 찾아진다고 찾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나를 내려놓음으로써 나에게로 회향하는 길이 열립니다. 가벼워진 나를 추구하면, 자기의 근기만큼 세상의 부와 명예가 저절로 스며듭니다. 어차피 와도 원래 내 것이 아니기에 쓸 만큼만 쓰고 되돌려 줍니다. 경영인이 철이 들면 수행자처럼 변하는 이치가 여기에 있습니다.
2014년 10월 21일 독서통신